한동훈 “은혜갚기 공천 안 해…총선 목표 달성 못하면 사퇴”

신민정 기자 2024. 2. 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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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총선 날인) 4월10일까지 완전히 소진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생각”이라며 “이기면 (당을) 안 떠난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에 관해서는 “국민께서 걱정할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1시간48분 동안 4·10 총선 전략,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김건희 리스크’ 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 공천 원칙에 대해 “깨끗한 공천, 당사자를 설득할 수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을 제시하고 “자기가 신세 지거나 아는 사람에게 은혜 갚는 식으로 끼워 넣는다거나, 이후 내부 정치나 자기 세력 확대를 목적으로 한 구도를 짜는 것, 이런 식의 사(私)가 들어갔을 때 선거가 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권력 실세들이 공천에서 상당수 탈락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권력의 실세, 의회 권력 핵심이 우리 당 선거에 도움이 되는 분이라면, 그분들이 불출마하겠다고 하면 가서 말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총선에) 안 나가고, 아는 사람도 없다”며 자신이 이런 공천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목표에 달성하지 못하면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기면 안 떠난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에 나설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4월10일 이후 인생이 꼬이지 않겠나. 이기든 지든”이라며 “그때 인생은 그때 생각해보겠다. 인생은 마음대로 안 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승패의 기준이나 목표 의석은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윤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면서 불거진 갈등에 대해선 “대통령실과 소통은 충분히 진행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저와 그분이 신뢰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주고 서로 생각이 다를 때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각자) 헌법과 법률이 위임한 범위 안에서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는 당무 개입 아니냐’는 질문에 “일도양단으로 말할 문제는 아니고 그 이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할 일을 더 잘할 분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다. 그렇지만 경호 문제라든가 여러가지 전후 과정에서 국민께서 걱정할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강공을 이어갔다. 그는 이 대표의 ‘검사독재 청산론’에 “검사독재가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는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검사독재라는 말을 검사를 사칭한 사람이 말하는 게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이던 2002년 시사 프로그램 피디(PD)가 검사를 사칭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사건을 가리킨 것이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부작용을 낳은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비판하면서도, ‘국민의미래’란 위성정당을 만드는 게 “이율배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위원장은 “축구(병립형 비례제) 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선수 1명이 야구(준연동형 비례제)로 바꿨다”며 “그렇다면 우리도 ‘플랜 비(B)’(위성정당)를 마련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세비 국민 중위소득 수준으로 인하’ 등 정치개혁 시리즈를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낙타를 쓰러트린 마지막 봇짐을 얹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짚을 가득 실은 낙타 등에 지푸라기 하나를 더 얹어 낙타가 쓰러졌다는 아랍의 이야기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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