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머리 맞대고 K팝 이야기로 웃음꽃… “봉사 가치 깨달아” [지방기획]
코로나19로 중단됐다 최근 재개
장학생 19명, 푸토성 고교 찾아
나흘간 지역현안 토론·문화 교류
훙왕사원 탐방·전통음식 체험도
“언어장벽 불구 진심 나눴던 시간
봉사, 서로 받는 것이라는 것 배워”
지난달 2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80㎞ 떨어진 푸토성 성도 비엣찌시 부더랑고등학교가 휴일인데도 교정이 떠나갈 듯 떠들썩하다. 학생들이 한국에서 온 대학생 언니, 오빠, 형, 누나들에게 유창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며 연신 인사를 건넨다. 한국 대학생들도 ‘신짜오(베트남어로 안녕하세요)’라며 화답했다.
봉사단은 나흘 동안 부더랑고 학생들과 함께 환경·지역 문제 해결 프로젝트와 문화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언어, 의상, 음식, 전통놀이 같은 기초지식부터 환경보호 관련 토론 등 교류시간을 가졌다. 봉사단과 현지 고교생들의 소통의 실마리는 단연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다.
현지 학생들은 자신이 아는 K팝 가수와 배우 이름을 부르며 웃음기가 넘쳤다. 베트남 축구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 이름도 들렸다. 팀별 교류가 열리는 교실마다 베트남 특유의 정감 넘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봉사단은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봉사단은 현지 학생들이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K팝 등을 주제로 잡지를 제작해 소통하기도 했다.
안채영씨(가톨릭대 아동학과 3학년)는 “잡지를 만들면서 베트남 친구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고 친해지고자 소통을 계속하려 노력했다”며 “비록 언어가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진심만 통한다면 얼마든지 마음이 통할 수 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에서 일하고 싶다는 송인준씨(연세대 국제학과 4학년)는 “베트남 아이들도 물 부족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제가 몰랐던 베트남의 매력과 진짜 베트남 학생들의 모습을 알게 됐다”며 “미래에 유엔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봉사활동이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며 “이 학생들이 졸업하고 이 나라의 발전을 이끌고 양국의 파트너십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을 믿는다. 여기서 베트남의 미래 지도자를 미리 만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민정씨(동덕여대 커뮤니케이션콘텐츠전공 4학년)는 “아이들에게 한국 약과를 나눠 줬는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며 “봉사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고 좀 더 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작은 것이라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구나. 문화교류를 하면서 서로 행복해지는 거구나. 그리고 봉사라는 것이 온전히 내가 주는 것이 아니고 서로서로 받는 것이라는 느낌도 얻었다”고 전했다.
부 반 비엣 부더랑고 교장은 “해외봉사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대학생들과 국제문화교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학생들의 자신감을 일으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학생들이 아름다운 한국 문화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DB김준기문화재단은 ‘좋은 기업’을 경영의 신조로 삼고 있는 DB그룹의 사회공헌기관으로서 1988년 설립 이후 장학사업, 학술연구지원·교육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DB 드림리더 장학생의 경우 국내 대학(4년제) 3학년 재학생으로서 성적 평점평균 B0 이상,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지원구간 8구간 이하이면 지원 가능하다. 등록금 전액 또는 학업장려금 학기당 300만원 중 선택할 수 있다. 장학금은 장학생 선발 시부터 졸업 시까지 최대 3년 내 4회 지급한다. 우수 활동자는 해외 봉사활동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비엣찌=글·사진 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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