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 강남을' 논란에 물러선 尹 측근 이원모… 중진 박진의 선택은?

정준기 2024. 2. 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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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국민의힘이 '양지' 출마 논란을 초래한 윤석열 정부 장·차관 및 대통령실 참모 출신에 대한 교통정리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4선의 박진 의원과 윤 대통령 측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동시에 도전장을 던진 서울 강남을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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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모 "당 결정 무조건 따르겠다" 이어
박진 "총선 승리 위해 소통, 숙고하겠다"
수도권 격전지로 동반 이동 가능성 거론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영남 중진 교통정리 속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국민의힘이 '양지' 출마 논란을 초래한 윤석열 정부 장·차관 및 대통령실 참모 출신에 대한 교통정리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4선의 박진 의원과 윤 대통령 측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동시에 도전장을 던진 서울 강남을이 시작이다. 이 전 비서관이 먼저 한발 물러섰고, 박 의원도 당과 논의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험지 출마가 유력한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비서관을 전략상 다른 곳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지역이 적절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전날 밤 이 전 비서관이 "공천 관련 어떠한 당의 결정도 존중하고 조건 없이 따를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답이었다. 이 전 비서관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천 신청 때부터 당이 어떤 결정을 하든 따를 생각이었다"며 "원래 제 마음이지만, 신청서 접수 후 많은 말씀들이 있었다 보니 늦기 전에 공개적으로 다시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구 이동을 받아들인 셈이다.

이 전 비서관의 입장 변화로 박 의원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에 "4년 전 당의 요청으로 강남을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겼던 지역구를 탈환한 현역 의원으로서 공천 신청을 한 것"이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공천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당과 충분히 소통하고 숙고하겠다"고 말했다. 강남을 사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당의 요구에 따라 재고할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당내에선 이 전 비서관이나 박 의원이 수도권에서 야당 현역 의원들과 맞붙고 강남을엔 제3의 후보를 우선추천(전략공천)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19대부터 21대 총선에서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국민의힘 계열 정당 소속 후보가 단수공천된 전례는 없다.

영남권 중진들의 험지 출마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선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의원과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에게 험지인 부산 북강서갑과 경남 양산 출마를 부탁한 데 이어 3선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에게도 경남 김해 갑·을 지역 출마를 권고했다. 장 사무총장은 "김해 지역까지 승리하면 낙동강 벨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 의원이나 김 의원, 조 의원 모두 비윤석열계 의원이라는 점에서 향후 친윤석열계 중진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

서 의원은 이날 "희생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고, 조 의원은 "요청을 어제(6일) 처음 받아 결론을 내리는 데 수삼 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김기현 전 대표(울산 남을)에 대한 민주당 지역구 이동 요구 가능성도 계속 거론되지만, 김 전 대표 측은 '요청받은 바 없고,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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