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류현진 선배님하고 같이?” 한화 22세 좌완의 오키나와 드림…그 영광스러운 나날들 ‘결실의 봄’ 기대[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내가 류현진 선배님하고 같이? 바로 간다고 했죠. 날 뛰었죠.”
류현진(37, FA)은 절친한 후배 장민재(34, 한화 이글스)에게 오키나와 개인훈련에 데려갈 젊은 투수들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장민재의 선택은 김기중과 남지민이었다. 특히 김기중이 류현진처럼 좌완이고, 구단이 특히 기대하고 육성하는 투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류현진은 김기중과 남지민을 맨투맨으로 붙어 디테일하게 지도했다는 후문이다. 역시 함께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든 이태양은 “현진이 형이 나하고 민재가 캐치볼 할 땐 보지도 않았다”라고 할 정도였다. 김기중에게 오키나와에서의 류현진은 최고의 과외 선생님이었다.
김기중은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다. 그러나 1군 통산 57경기서 3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4.80이다. 아직은 성장세가 더디다. 소화한 이닝에 비해 볼넷이 많았다. 투구밸런스, 일관성 측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
김기중은 7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소중한 기회였다. 캐치볼을 할 때부터 류현진 선배님이 알려줬다. 옆에서 체인지업과 커브를 다시 알려주셨다. 알려준대고 하니 좋아진 게 느껴진다. 날씨도 따뜻했고, 류현진 선배님을 그대로 따라하니 좋아졌다”라고 했다.
실제 김기중은 이번 멜버른 캠프에서 기량이 향상된 투수로 분류된다. 장민재와 포수들의 호평이 자자하다. 불펜투구를 바라보던 최원호 감독도 기대가 크다. 현재 4~5선발 후보군이며, 불펜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알고 보니 김기중은 뼛속까지 류현진의 팬이었다. 그는 “어릴 때 류현진 선배님 사인을 받은 적이 있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처음으로 받은 사인이었다. 그런 선배님과 같이 훈련 한다니, 엄마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영광이다”라고 했다.
김기중과 남지민은 아예 류현진의 루틴을 그대로 배워 따라 했다. 현재 김기중은 류현진의 루틴을 정리해 자신에게 적용할 것은 적용하고, 버릴 것은 버릴 계획이다. 여기에 장민재와 이태양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김기중은 “처음 해보는 운동도, 원래 해본 운동도 자세까지 류현진 선배님으로부터 수정을 받았다. 밥도 많이 사 주셨다. 나도 나중에 잘 되면 후배들과 함께 훈련을 해보고 싶다. 영광이었고, 신기했다”라고 했다.
오키나와 드림을 이룬 김기중이 ‘류현진 스쿨’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돈 주고도 하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한 건 분명해 보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