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새 감독, 왜 다시 선동열이 거론될까… 이론과 현실 사이, 하마평의 늪 결과는?

김태우 기자 2024. 2. 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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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거취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 ⓒ 스포티비뉴스 DB
▲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이 22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자전적 에세이 \'야구는 선동열\' 출판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 구단이 새로운 감독을 찾을 때 의례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KBO리그에서 혁혁한 성과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프로 무대와 어울릴 법한 지도자들이다. 흔히 ‘구관’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KBO리그에서 지도자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제법 성공한 경험이다. 이것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제법 있다. 시즌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선수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그리고 프런트와는 어느 정도 밀고 당기를 할지를 경험과 본능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나름대로 안전한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참신하지는 않다. 분명 야인이라는 건 어떤 문제가 있어 전 소속팀과 결별했다는 것인데, 한번 굳어진 성향은 잘 변하지 않는다. 많은 구단 관계자들은 “자기 쇄신이라는 게 참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일장일단이 있다.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 KIA는 여전히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부와 외부 옵션을 모두 두루 살핀 끝에 1차 리스트를 추렸고, 그 1차 리스트에서 최종 후보를 추리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최종 후보들은 빠른 시간 내에 면접을 거칠 예정이며 구단은 그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에 보고한다. 구단의 뜻에 그룹이 흔쾌히 재가를 해준다면 선임 절차가 조금 더 빨리 끝날 수 있다.

외부 옵션에서 또다시 구관들의 이름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중 KIA와 접점이 있는 선동열 전 감독의 이름도 호사가들 사이에서 한창 나오기도 했다.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감독 리스트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는 꽤 자주 언급된 인물이기도 하다. KIA는 1차 리스트, 혹은 최종 리스트에 선 전 감독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고 있다. 모든 후보자들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론적으로’ 어울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선 전 감독은 타이거즈의 레전드 출신이다. 그의 등번호 18번은 영구결번이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국보급 투수였다. 감독은 정작 삼성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이후 친정팀인 KIA로 돌아와 감독을 수행했다. 이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재임했고, 아직 야구계에서 떠나지 않은 채 현장 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공부도 많이 하며 선진 이론과 문물들도 눈에 담았다. 일본 쪽 인사들과 교류가 잦은 것은 여전하다.

여기서부터는 어디까지나 이론이다. 비록 첫 재임기 기간 중 성적이 썩 좋지 않아 팬들의 로망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타이거즈의 레전드로서 팀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 당시 팬들과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은 시간이 어느 정도 해결해줬을 법하다. 꽤 오래 프로 현장을 떠나 있었으나 그래도 오래 감독을 했었고 노하우는 풍부하다. 현재 KIA는 리빌딩 팀이 아니다. 우승을 위해 달려야 할 팀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초보 감독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경험 있는 감독을 찾는다면 선 감독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 선동열 전 감독 ⓒ 곽혜미 기자

게다가 현재 세팅된 KIA 코칭스태프와도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 전 감독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새 감독을 찾고 있었던 SSG의 유력 후보로도 떠올랐다. 다만 당시 계약 기간 등 몇몇 부분에서 이견을 보여 최종적인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당시 “선 전 감독이 자기 사단을 대거 데려오려고 했던 과정에서 SSG와 마찰을 빚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선 전 감독은 ‘자기 사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이 부분에서 마찰을 빚을 일은 없었다는 게 협상 과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현재 KIA의 사정에 어울리는 성향이 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마평의 늪’을 지적한다. 정작 자주 언급되던 인물이 첫 리스트에서조차 제외되거나, 최종적으로 낙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IA의 당시 전력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선 감독 재임기 팀 성적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1군 현장과는 제법 오랜 기간 괴리되어 있었다는 것도 걸린다. 이론과 현실, 그리고 팬들의 보는 시선과 프런트가 보는 시선은 분명 다르다. 선 전 감독은 하마평의 늪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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