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차익 매물에 조정 시작?…"더 간다" vs "비싸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2. 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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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

메타 플랫폼에 이어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업체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실적 대박을 터뜨리며 미국 증시는 6일(현지시간) 강세로 마감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 올들어 주가가 급등한 AI 관련주들이 차익 매물로 하락했지만 나스닥지수는 0.07%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엔비디아는 1.6% 내려간 682.23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서도 1.3% 추가 하락했다.


상승 피로감, 호재에도 주가 하락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엔비디아는 이날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와 제휴해 AI 인프라를 데어터센터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를 시스코의 서버에 탑재해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시스코와 밀접하게 협력해 우리 일생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력인 AI의 혜택을 누리려는 기업들이 필요한 인프라를 이전보다 더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일과 5일에 각각 레이몬드 제임스와 골드만삭스의 호평을 받으며 5.0%와 4.8%씩 급등했다. 따라서 이날 하락은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주가가 5% 가까이 급등한데 따른 피로감과 차익 실현 매물 때문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매출, 올해 2배 성장
레이몬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인 스리니 파주리는 지난 2일 엔비디아와 ASML에 대해 생성형 AI를 통한 수익 창출에서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며 '강력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ASML은 AI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파주리는 "우리는 산업 전반에 걸친 AI 채택에 대해 낙관적인 관점을 유자하고 있으며 관련 부품 공급업체의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았다고 본다"며 "지난해 생성형 AI와 관련한 반도체 매출액이 20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거대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AI 수익화의 영향은 이번 어닝 시즌에서 훨씬 더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플랫폼이 올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자본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인 도시야 하리는 5일 "경쟁적인 관점에서 AMD가 MI300 플랫폼에서 좋은 진전을 이뤄내고 있지만 우리는 엔비디아가 가까운 미래까지는 산업의 황금 표준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며 "엔비디아의 탄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공 능력과 특히 중요한 것은 혁신을 계속하는 속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리는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가치평가 대가 "엔비디아 너무 비싸"
엔비디아 주가는 올들어 벌써 37.7% 급등했다. 이에 따라 CNBC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4.7배로 높아졌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선행 PER인 38.3배나 AMD의 54.7배보다는 낮은 것이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가 너무 비싸졌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가치평가계의 학장'으로 불리는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의 애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6일 CNBC에 출연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에 대해 "이들 주식은 어느 시점에서는 놀랄만한 '매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엔비디아가 두드러지게 고평가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모다란은 엔비디아의 현재 수익 잠재력과 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주가가 과도하게 팽창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생성형 AI를 둘러싼 소문에 귀가 솔깃해 과도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지 AI란 단어만 보이면 그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은 투자자로서 나태한 것"이라며 "이런 나태함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일부 발견되는데 현실이 현재의 AI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다모다란은 매그니피센트 7 중에서는 최근 주가가 부진한 애플과 테슬라가 더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모다란 교수는 지난해 5월말 엔비디아 주가가 380달러 수준이었을 때도 주가가 너무 비싸다며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을 팔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21일 실적 발표가 고비
6일 오전에 기술적 분석가 크리스 베론은 엔비디아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 주가 대비 프리미엄이 60%에 근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엔비디아의 200일 이동평균 주가 대비 프리미엄이 이보다 훨씬 더 극단적이었던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수익 창출 능력에 비해 고평가됐는지 여부는 오는 21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 때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의 찰리 맥엘리곳은 최근 보고서에서 빅테크주들의 주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잠재적인 위협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의 재상승과 더불어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을 꼽기도 했다. 그만큼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전반의 심리에 중요하다는 의미다.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올 1월 회계연도 4분기에 주당 4.53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주당 88센트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채권 애널리스트의 '매도' 의견
엔비디아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매우 호의적이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 담당 애널리스트 52명 가운데 18명이 '강력 매수', 30명이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보유'는 4명뿐이고 '매도'는 한 명도 없다.

하지만 평균 목표주가는 652.87달러로 6일 종가 682.15달러보다 오히려 낮다. 한달 남짓만에 주가가 40% 가까이 급하게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5일 바클레이즈의 신용 리서치 부문 애널리스트인 샌딥 굽타는 엔비디아 채권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 주목을 끌었다. 반면 바클레이즈의 주식 리서치 부문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650달러를 유지했다.

굽타는 '매도' 의견의 근거로 생성형 AI 하드웨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AI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면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점을 꼽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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