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로 가짜 탄원서…‘어색한 문체’ 검사 눈썰미에 덜미
[앵커]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로 가짜 탄원서를 만들어 법원과 검찰에 제출한 마약사범이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형량을 줄여보려 그럴듯하게 탄원서를 만들어냈는데, 어색한 문체를 수상하게 여긴 검사에게 덜미를 잡혔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받은 32살 김 모 씨가 검찰에 낸 탄원서입니다.
한 지자체 체육회 소속 A 팀장 명의로 작성됐는데, 마약사범인 김 씨가 지자체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헌신했다면서 선처를 구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정의라는 명목으로 홀로 싸웠다" 같은 어색한 문장과 "노력들과 행보들" 같은 번역투 문체가 눈에 띕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담당 검사가 문서의 진위를 확인한 결과, 탄원서는 챗GTP로 만들어낸 '가짜'였습니다.
[정기훈/서울중앙지검 공판2부검사 : "형식이 우리가 보던 탄원서랑은 좀 달랐고, 문장이 좀 자연스럽지가 않아서 이것을 특정인이 작성을 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좀 있었습니다."]
수사 결과 탄원서 내용은 모두 허위였고, 작성자로 적힌 A팀장과도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김 씨는 A팀장의 명함과 키워드를 지인에게 전달해 챗GPT로 탄원서를 만들게 하고 자신의 지장을 찍어 법원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챗 GPT로 탄원서를 작성해보겠습니다.
아무런 정보를 입력하지 않았을 때도 이렇게 구체적인 탄원서 문구가 바로 생성됩니다.
김 씨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한 검찰은 "앞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증거 조작과 위조 범행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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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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