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러시아 대사 “북한의 7차 핵실험, 미국·한국 정부에 달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미국이 역내에서 도발적인 움직임을 지속해 나간다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는 결정을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 핵실험이 현실화될 경우 그 책임은 한·미, 특히 미국 정부에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지원 등을 계기로 북한과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장을 두둔하는 모양새다.
마체고라 대사는 7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 “순전한 추측”이라면서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간 확장 억제 또는 미 공군의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계속 날아다닌다면 북한 지도부가 자국의 방위력 추가 증강을 위해 신규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반갑지 않은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한국 정부에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어 “2024년이 한국에 평화로운 한 해가 될지, 아니면 군사 충돌이 있을지는 전적으로 미국인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이란 지도자들을 사살할 것을 촉구했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암살된 것을 언급하면서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어떻게 우리가 확신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동의 예멘 후티반군을 공격하는 것처럼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 것은 북한의 보복 타격 규모가 어떨지 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이 공격하면 제대로 보복할 것이라 강조하면서, “후티를 비롯한 중동의 반미 세력은 그런 역량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또 “북한 당국은 남한과의 통일을 달성할 때가 이미 지났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김정은)는 2018∼2019년 남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고, 많은 사항에서 남한에 손을 뻗었다”며 “그러나 그가 보여준 선의는 적절한 반응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북러 간 상호 합의의 현 수준은 전례가 없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답방 합의는 방북 계기로 서명될 공동 문건에 대한 작업으로 귀결되며 매우 훌륭한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키지에 포함된 문서 중 하나로, 현재 진행 중이고 서명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양국) 국민 간 상호 관광에 대한 합의”라며 “우리는 북한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가장 편안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구체적 방북 시점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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