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영업사원` 한동훈의 비유정치..."축구 준비했는데 선수 1명이 야구로 바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유화법이 눈길을 끈다. 한 위원장은 7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준연동형'으로 유지하고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한 데 대해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선수 1명이 야구한다고 (바꿨다)"고 비난했다. 축구는 병립형 비례대표제고 야구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정치를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국민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제도, 정확히 말하면 자기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제도"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당론인 병립형(축구)으로 회귀할 것 같은 입장을 보이다가 갑자기 준연동형 유지(야구)로 선회하면서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한 것을 공격한 것이다.

그는 "국민의힘은 병립형 입장이 한 번도 변한 적 없고, 지금도 그렇다"면서도 "우리는 소수당이다.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야구한다면 야구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거대 야당 민주당의 횡포로 위성정당 창당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고 지지층이 있다. 180석 가진 당들끼리 야합해서 이런 제도를 만들려고 든다. 여기에 대해 대비책이 없어야 하나. 여기서 위성정당 만들지 않고 최강욱, 조국, 윤미향, 김의겸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당이 (비례 의석을) 다 가져가게 둬야 하나. 그건 책임 있는 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의총의 만장일치 의결에 대해선 "코미디"라며 "얼마 전 북한에서도 99점 몇퍼센트 나왔던데, 100%라니 북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만장일치로 할 걸 지금까지 왜 이렇게 지지고 볶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전부 동의했다는 건데, 왔다 갔다 하면서 거짓말하면서 대표한테 위임하겠다, 이걸 왜 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인 지난해 3월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비유를 썼다.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를 대장동 사건의 범죄용의자로 체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였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관련 혐의에 대해 "영업사원이 100만원짜리 휴대폰을 주인 몰래 아는 사람에게 미리 짜고 10만 원에 판 것"이라며 "여기서 주인은 90만원의 피해를 본 것이지, 10만원이라도 벌어준 것 아니냐는 변명이 통할 수는 없을 거다.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 아니라 최대 손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엔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검찰이 굳이 회기 중에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보내려는 것은, 부결되면 방탄이라고 민주당을 공격하고, 가결되면 민주당이 분열됐다는 정치적 타격을 주려는 바둑에서 말하는 '꽃놀이패'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말하자 이를 전해들은 한 위원장은 "민주당에는 이 대표의 범죄 혐의 수사가 패만 잘 뜨면 이길 수 있는 '화투 게임' 같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