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융합연구 활성화… 국가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

황해동 기자,정인선 기자 2024. 2. 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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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찬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
1994년 ETRI 입사 후 30년간 ICT 발전 앞장
"대전을 전 국민이 찾는 거대한 연구실로"
"대덕특구, 문화·생활 정주여건 개선 필요"

방 승 찬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

대담=황해동 디지털뉴스3팀장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융합 연구'는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용어다. 두말 할 것 없이 필요하고, 그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재차 언급할 필요도 없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이때, 과학기술 혁신을 안겨줄 답이 바로 융합연구에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국가대표 연구기관을 운영하는 수장이자,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연기협)를 이끄는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기관 간 융합연구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염두하고 있다"며 "연구기관 간 융합 연구를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만들고,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연기협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원장뿐 아니라, 기업·단체, 대학, 공공기관 대표들이 모인 협의체다. 1976년 대덕특구 내 과학기술 전문기관 교류 강화와 기관 발전을 위해 창립됐으며, 현재 약 70개 기관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방 원장은 지난해 12월 제19대 연기협 회장에 선임, 대한민국 과학기술 1번지인 대덕특구에서 기관 간 가교역할을 시작했다. 그는 "소관 협의회 기관 중 연구개발과 밀접한 기관이 많아 기관 간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고자 한다"며 "하나의 제품에도 여러 기술이 접목돼 있는 만큼, ICT나 바이오, 인공지능, 로봇 등의 분야에서 융합연구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70개에 달하는 회원사를 관리해야 하는 만큼, 그의 책임감도 막중하다. 특히 올해는 '2023 대덕특구 50주년'을 뒤로하고 미래 5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첫 해이기도 하다. 방 원장은 "대덕특구의 50년 시작을 열게 돼 영광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덕특구 소속 기관들과 기술적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협력과 소통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회원기관 간 협력을 통해 대덕특구의 독창적인 환경이 시너지 창출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고, 대덕특구의 성장이 대전시, 나아가 국가 성장 동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역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공헌활동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전시와 협력을 통해 소관기관이 지원하고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팜을 건설하고,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방안 등을 대전시와 함께 계획하고 있다"며 "대전을 전 국민이 찾아오는 거대한 연구실이자 실험실이 될 수 있도록, 소관기관 등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과학도시 대전에 집적된 출연연과 세종시 국책연구기관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전시 행사에 각국의 대사를 초청해 명실상부 글로벌 과학도시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도록 분주히 움직이겠다는 뜻도 전했다.

글로벌 과학도시를 위해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방 원장은 "대덕연구단지가 글로벌 첨단 클러스터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며 "이장우 대전시장, 연기협 회원들과 함께 해외에서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고, 교류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덕특구 연구기관의 각자 고유업무와 더불어 지역산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고, 과학기술을 어느 부분에 접목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해 과학기술 자산과 지역 기업의 자본, 노하우를 함께 모으는 장을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사진=ETRI 제공

대덕특구에서 성장한 과학자 출신답게, 대덕특구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도 드러냈다.

대덕특구는 지난 51년간 대한민국에 눈부신 과학기술 성과를 안기며 국가 발전을 위해 앞장서왔다. 그러나 서울·수도권 대비 교통·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유능한 인재 유치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방 원장은 "대덕특구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젊은 인력을 붙잡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라며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문화, 생활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을 향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덕은 홍릉이나 판교에 비해 비교우위의 경쟁력 조건이 매우 우수하다"며 "고경력 우수과학자의 풀(POOL)이 좋은 만큼, 우수과학자를 잘 활용해 인재 교육이나 기술 노하우 전수, 국책사업 유치를 위한 자문위원 등으로 퇴직과학자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덕은 모든 연구소, 기업, 대학, 기관에 협력할 수 있는 장비나 실험기계, 실험실, 연구실 등 공동연구 인프라가 우수하고, 기술창업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려있는 게 장점"이라며 "연기협에서 기관 간 문턱을 낮추고 협업할 길을 열어준다면, 창업과 공동 연구의 전진기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R&D 예산 삭감 여파에 대해서는 "현장의 우려와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축소된 예산 폭을 감안할 때, 비효율을 걷어내고 핵심 연구분야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전략적 투자는 R&D의 연속성과 발전 측면에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술 트렌드에 휩쓸리거나 편승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제 대전에 산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대전에서 지내 애착도 많다"며 "저뿐 아니라, 후배 과학자들을 위해서라도 대전과 대덕특구가 더욱 더 발전하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방승찬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ETRI에 입사한 이래 무선전송기술연구그룹장, 무선통신연구부장, 미래기술연구본부장, 통신미디어연구소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이 외에도 한국통신학회 부회장, 한국전자파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제10대 ETRI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임기는 2025년 1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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