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장의 청소부 `사과`

2024. 2. 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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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설 성수기를 맞아 사과 가격이 많이 올랐다. 수많은 영양성분이 함유돼 있어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사과는 다른 과일에 비해 비교적 재배가 용이하고 껍질이 단단하여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며, 뛰어난 영양성분과 효능을 가져 세계 각지에서 사랑받고 있는 과일이다.

사과를 한방에서는 '임금'이라고 부르는데, 임금은 능금의 어원이다.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道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사과는 맛이 달면서 약간의 신맛이 있고 따뜻한 성질을 지녀 곽란으로 인한 복통을 치료하고 담음, 기울, 소갈, 이질, 두통을 없앤다. 많이 먹으면 열과 담이 생기기 쉽다'라고 기록돼 있다.

사과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로리가 적고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식이섬유는 혈관에 쌓이는 유해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내보내고 유익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해준다.

또한 칼륨은 몸속의 염분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 또한 위액의 점도를 높히고 악성 콜레스테롤을 내보내어 급격한 혈압상승을 억제해주며, 페놀산은 체내의 불안정한 유해산소를 무력화시켜 뇌졸중을 예방한다.

사과에 함유된 케세틴은 폐기능을 강하게 하여 담배연기나 오염물질로부터 폐를 보호해준다. 또한 피로물질을 제거해주는 사과산과 구연산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기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피부미용에 좋은 비타민 C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사과의 과육은 잇몸건강에 좋으며 사과산은 어깨 결림을 감소해주는 효과가 있다. 사과로 만든 식초는 피부노화 방지와 비만 등을 치료하는 데 쓴다.

사과에는 식용으로 적당한 양의 포도당과 과당을 비롯해 칼슘과 칼륨을 비롯한 유익한 무기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주식이 탄수화물인 동양이나 육식 위주인 서양식 식사의 보조식품으로 거의 완벽한 조건을 갖춘 과일이라고 볼 수 있다.

사과는 무엇보다 식물섬유가 풍부하여 '장의 청소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장 작용으로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설사에도 좋다. 특히 사과주스는 환자나 어린이들의 장염에 먹일 수 있는 드문 과일의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혈당상승지수가 낮아 비만이나 당뇨병환자에게도 먹일 수 있는데, 이때는 주스보다는 껍질 채로 먹으면 혈당의 상승속도가 느려진다.

더구나 항바이러스작용이 있어 감기예방과 회복식으로도 적당하다. 항간에 사과를 먹으면 감기가 악화된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연구결과 하루 하나 정도의 사과를 먹는 것은 어떤 암 예방법보다도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알코올 분해 작용이 있어 음주 후의 숙취해소에도 좋은 과일로도 꼽힌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산도가 있으므로 위산과다나 위궤양 환자의 경우는 공복에 먹지 말아야 한다. 또, 밤에는 공복시간이 길고 위산분비가 촉진되므로 가능하면 아침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사과를 먹을 때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다. 그러나 사과껍질에는 항암 및 항노화 작용,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있는 각종 플라보노이드나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어 사과의 영양소는 거의 껍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사과를 잘 씻은 다음, 사과꼭지만 제거하고 껍질까지 먹기를 권한다.

"사과같은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라는 동요도 있고 흔히 미인의 뺨을 칭할 때 '사과 같은 붉은 뺨'이라는 묘사를 하곤 하는데, 정말 사과를 먹으면 아름다운 몸매와 고운 피부를 가꾸는데 도움이 된다. 아름다움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더구나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하니 아침마다 사과 한 개씩 먹기를 강력히 권장한다.

깎아서 공기 중에 두면 과육이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예방하려면 1ℓ의 물에 1g의 소금을 넣어 만든 소금물에 담 구어 두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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