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연금, 7100만弗에 산 美맨해튼빌딩…단돈 1弗에 지분 매각

이현일/오현우 2024. 2. 7. 18: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부실화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수년 전부터 예견됐다.

장기간의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몰리며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20조달러(약 2경6000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주로 낡고 작은 건물 투자자, 소규모 펀드, 부동산개발사, 건설사들이 높아진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호황 끝나자 '헐값' 속출
재택근무 확산…IT기업들 감원
美오피스 공실률 19.6% 사상 최대
2.7조弗 규모 美부동산 대출 위태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부실화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수년 전부터 예견됐다. 장기간의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몰리며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캐나다연금(CPP)은 2021년 7100만달러(약 944억원)를 투입해 사들인 뉴욕 맨해튼의 360파크애비뉴사우스 건물 지분 29%를 지난달 공동투자자인 보스턴프로퍼티에 1달러에 매각했다. CPP는 애초 건물 가격이 4억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2022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부동산 소유주들이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부동산조사업체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022년 3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53.9% 폭락했다. 건물을 살 때 약 70%의 대출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건물을 팔아봐야 부채도 갚기 어렵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나 ‘주 3일 사무실 근무’ 등 부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오피스 수요도 급격히 감소했다. 임대 사무공간 수요가 줄면서 공유오피스업체인 위워크는 지난해 11월 경영난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최근 들어서는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정보기술(IT)기업을 중심으로 감원이 줄을 이으면서 오피스 수요는 더 줄어들고 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2년 말 18.8%이던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말 19.6%로 올라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고금리에 공실률까지 상승하면서 부동산 소유주들의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트렙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86%이던 오피스 대출 연체율은 올 1월 6.3%로 치솟았다. 20조달러(약 2경6000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주로 낡고 작은 건물 투자자, 소규모 펀드, 부동산개발사, 건설사들이 높아진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조7000억달러(약 3589조6500억원) 규모인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여신 중 지역은행 등 중소형 회사의 대출이 80%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낡거나 작은 건물일수록 공실률이 높다”며 “낡은 건물은 친환경 설비 요건 등 각종 규제 때문에 리모델링해 용도를 전환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현일/오현우 기자 hiuneal@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