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비산먼지 등 토석채취장' 무안군 "10년 전 주민피해 알았다"

불허가 처분으로 무안군이 승소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받고도
민선 7기 들어 같은 장소에 허가
친인척 대표에 업체명만 바꿔
예측된 주민 피해 결국 현실로
무안군 "업체측이 보완책 마련해"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 위치한 토석채취장. 인근 주민들이 비산먼지와 진동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무안=김진영 기자

전남 무안군이 10년 전 대법원 확정 판결로 토석채취장(토취장) 설립 불허가로 받은 장소에 또다시 토석채취장 설립을 허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에도 무안군은 일로읍에 위치한 골재 토취장 건립 시 비산 먼지와 소음 등 피해 발생 등을 우려했는데, 결국 이 같은 문제가 현실화된 셈이다. 실제로 주민들은 소음과 먼지 피해 등을 호소하며 서명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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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무안군에 따르면 토석채취장 무안골재가 위치한 장소는 지난 2011년 한석산업이란 업체가 먼저 토취장 설립을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무안군의 판단은 달랐다. 군은 그 해 9월 토취장 설립 신청이 접수되자, 관계 법령 등을 검토해 같은 해 12월 피해방지계획서, 반출로 미 확보 등을 이유로 토취장 설립을 불허가했다. 이듬해 2월 업체 측으로부터 다시 토취장 설립 허가 신청이 접수됐지만 3개월이 지난 5월 또다시 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같은 해 8월 3차 신청이 접수됐지만, 이마저도 불허가했다.

결국 한석산업은 무안군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2013년 광주지법, 2014년 광주고법, 2015년 대법원 모두 무안군이 승소했다.

이 업체도 오랫동안 준비한 골재채취업 포기가 쉽지 않았는지 재도전에 나섰다. 업체측은 대법원 판결 직후인 2015년 6월 또 토취장 설립을 신청했지만, 역시 군은 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2016년 3월 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번에도 무안군이 승소해 토취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2019년 민선 7기 들어 사업주가 친인척 명의와 이름만 바꾼 A회사로 재 설립, 토취장 설립 허가 신청을 내자 이번엔 토석채취 허가가 났다. 의문점이 생긴 대목이다. 실재로 당시 "현 무안군수 측근 B씨가 허가사업을 도왔다", "조폭들이 나섰다" 등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로 토취장 인근은 생태 자연도가 2등급이고 식생보전 3등급에 해당하는 생태계 기능성이 높은 공간으로 확인된 지역이다. 당시 소송 판결문에도 토취장으로 인한 환경 파괴 우려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군은 당시 토취장 설립 불허가 이유로 △한국농어촌공사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반출로 △석분 비산먼지, 등으로 인한 농경지 피해 우려 △덤프트럭 운영 시 인근 영산강변 자전거도로 비산먼지와 소음 피해 △협소한 진출입로로 인한 농번기철 농기계 운행 어려움 △석분 유입으로 인한 수질오엄 피해 △자연경관 저해 등을 들었다.

무안군은 당시 "토취장 인근에 농지가 위치해 비산먼지 등으로 농경지 피해가 제기되고, 진출입로가 협소하며 영산강변 자전거도로가 인근에 위치해 영농, 소음 피해 등이 우려된다"면서 "생태계 파괴로 동·식물상의 변화도 예견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일로읍 주민이 호소하고 있는 피해는 이미 10여년 전 행정 기관에 의해 예고됐던 셈이다.

이에 대해 무안군 관계자는 "당시엔 불허가 처분이 났지만, 업체 측에서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토석 채취를 승인하게 된 것"이라며 "당시 업체 측의 발전기금 약속 등으로 인근 마을 주민들도 모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무안골재 관계자는 "왜 주민들은 무안골재 차량이 오갈때만 소음, 먼지 피해를 호소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관련 소문을 사실 무근이고, 보상금을 얻기 위해 피해를 과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