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엔 머뭇, 야당엔 맹폭 한동훈 [사설]

한겨레 2024. 2. 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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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이 "저열한 몰카 공작"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야당 대표에겐 "감옥" 운운하며 거칠게 비난하고 국민적 관심사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 논란엔 모른 체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식적 대처는 현재 여권의 최대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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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이 “저열한 몰카 공작”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야당 대표에겐 “감옥” 운운하며 거칠게 비난하고 국민적 관심사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 논란엔 모른 체했다. 선거를 앞둔 집권 여당 지도자로서는 무척 작아 보인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식적 대처는 현재 여권의 최대 ‘리스크’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거듭 ‘몰카 공작’으로 규정하며, “경호 문제라든가 여러가지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선에서 그쳤다. ‘걱정하는 부분’ ‘국민 눈높이’ 등 과거 발언을 되풀이하면서도,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말하지 못했다. ‘선’을 넘지 않으려 무척 애를 쓰는 것이다. 되레 “의도를 갖고 친북적 사람(최재영 목사)이 공격 의도로 한 것”이라 했다. 김 여사가 ‘피해자’라는 대통령실 입장과 궤를 맞춘 것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민주당이) 이걸 재표결하는 자체에서 머리 굴리는 걸 보라”며 “이런 특검은 총선용 악법이 명백하고, 거부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에는 “일도양단으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윤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선 기다렸다는 듯 원색 비난을 퍼부었다. 이 대표의 ‘검사 독재 청산’ 주장에 “검사 독재가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 “검사 사칭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니 코미디 같다”고 국회에서 여러차례 보여줬던 맞받아치기식 조롱도 잊지 않았다. 또 ‘운동권 청산’을 거듭 강조하며 “그들이 새로운 정치세력, 좋은 정치의 등장을 꽉꽉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으로선 설 연휴 ‘밥상’에 김 여사 의혹 등 여권에 불리한 이슈를 올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운동권 정치 청산 등을 연일 강조하는 것도 민주당에 부정적 여론을 만들어 내어, 민심의 향배를 야당 심판 쪽으로 틀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민생과 국정에 책임을 진 윤 대통령과 국민적 관심사인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면서, 오로지 실체를 알 수 없는 ‘운동권’에 모든 책임을 다 뒤집어씌우려는 시도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국민이 집권 여당 지도자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깨닫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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