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한동훈 "국민 걱정할 부분 분명"…이번엔 반기 아닌 감싸기?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2. 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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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건 분명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한동훈 위원장이 오늘(7일)도 지난달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의 충돌 원인이 됐던 말을 다시 꺼낸 겁니다.

또, 충돌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이 말보다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변호, 윤 대통령과의 신뢰를 강조했습니다.
 

"국민 걱정 분명하다"…한동훈, 또 반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중견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초청 토론에 참석해 여러 현안에 대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다시 입장을 밝혔는데요, 기존의 입장과 동일합니다.

"기본적으론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다", "그렇지만 경호 문제라든가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는 겁니다.

우연찮게 오늘 방송(윤석열 대통령 방송 대담)이 되는데 거기에 대해 대통령이 적절하게 잘 말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 제가 말한 걸 필요하다면 반복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습니다. 처음부터 어떻게 보면 그 그림(김 여사가 가방을 받는)을 찍기 위해 (가방을) 산 것이죠. 그렇지만 경호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그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맞지만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1월 18일),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1월 19일)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데요, 이후에도 같은 입장이라는 답변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은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과 비슷한 시기에 나와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한 위원장이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23일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만남, 지난달 29일 오찬 회동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은 봉합됐는데요, 이후 한 위원장은 김 여사와 관련한 발언을 자제해왔습니다.

그러던 한 위원장이 관훈클럽 초청 토론 자리에서 다시 며칠 전의 소신 발언을 꺼낸 겁니다.

그런데, 오늘(7일) 한 위원장의 말은 '소신 발언'으로 해석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통령과 신뢰 관계 유지"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충돌하다가 90도로 인사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토론 패널로부터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주고 생각이 다를 때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토론 패널: 며칠 전 대통령실로부터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받고 거부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날 상황이 궁금하고, 지금 대통령과의 관계도 궁금합니다.

▶ 한동훈 위원장: 저는 대통령님과 굉장히 오래된 사이입니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여러 가지 인연이 있습니다. 저와 그분이 신뢰 관계를 이렇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주고 생각이 다를 때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한 위원장은 또 "둘 다 헌법과 법률의 위임 범위 안에서 국민을 위해서 할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개인적인 관계라든가 이런 문제는 여기에서 낄 자리 없다"고 답했습니다. "예전에도, 지금도 공적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사적 영역이 관여되는 것 굉장히 싫어하고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개인적인 문제로 얽힌 건 아니라는 겁니다. 한 위원장은 이전에도 '맹종하는 관계가 아니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는데요,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의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그 이후 봉합된 과정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대통령의 당무 개입 아니냐'는 질문에도 "일도양단으로 말할 것은 아니고 이후가 중요하다", "소통이 지금 잘 되고 있고, 할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가 당무 개입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 지금의 당정 관계에 대해서는 '최상'으로 평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서 영부인 의혹 많았다"

다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된 한 위원장 발언을 볼까요. 한 위원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특별감찰관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과 관련해 "특별감찰관이 5년 내내 임명되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부 때다. 오히려 민주당 정부 당시 영부인에 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훨씬 많았다"고 했습니다.
한 위원장의 이 발언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를 겨냥한 겁니다.
 
특별감찰관이 5년 내내 임명되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부 때입니다. 오히려 민주당 정부 당시 영부인에 관한 여러 의혹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사건화된 것도 있고요. 그런 점에서는 다른 것도 아닌 민주당의 이런 주장을 국민들께서 공감하지 않을 겁니다.

'쌍특검(김건희·대장동 50억 클럽)' 재표결과 관련해서는 "총선용이 명백하다. 재의 요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머리를 굴리는 걸 봐라"며 "어떻게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 되는지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주가 조작 관련 의혹 등에 대해 한동훈 위원장이 변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답변까지 듣고 나면 한 위원장이 오늘(7일)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한 발언이 지난달과는 다른 의미로 들립니다. 지난달에는 대통령실에 반기를 든 것처럼 보였지만, 오늘은 그렇게 보기 힘든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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