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영수증처럼 생긴 전표에 속았다’…황당 결제 사기주의보

김화영 2024. 2. 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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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말기에서 전표가 나왔다면 당연히 결제가 됐다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전화 승인이라는 방식을 이용해 금은방에서 수천만 원의 귀금속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사회부 김화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선 이 사건 어떻게 발생한 건지 짚어볼까요.

[기자]

네, 지난달 25일 경기도 화성의 한 금은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한 남성이 1,600만 원 상당의 순금 40돈을 사러 매장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금은방 주인은 남성의 신분증 등을 확인했고 그저 평범한 손님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남성은 처음 제시한 카드가 한도 초과로 결제에 실패하자 직접 단말기에 본인의 카드 정보를 입력했다고 합니다.

[피해 금은방 주인 : "이 분이 '어, 전화승인도 됩니다' 그러면서 막 자기 휴대전화를 보면서 (카드)번호를 누르더라고요."]

단말기에선 결제 영수증처럼 생긴 전표가 나왔고, 금은방 주인도 결제가 된 거로 생각해 남성을 보냈는데요.

이후 카드사에 확인해보니 승인된 내역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앵커]

단말기에 카드 정보를 눌렀고, 전표까지 나왔다는데 어떻게 결제가 안 된거죠?

[기자]

남성이 범행에 악용한 '카드 전화승인 결제' 방식을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원래 이 결제 방식은 가맹점주가 카드사에 전화해 손님의 카드 정보와 결제 금액 등을 말하면 카드사가 결제 승인을 내주고 승인 번호를 발급해주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받은 승인 번호를 카드 단말기에 입력하면 일종의 증빙 용도로 전표가 출력되는데요.

일부 단말기에서는 임의로 가짜 승인번호를 입력해도 전표가 나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사기범은 이 허점을 노린 겁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직접 피해를 입은 금은방에서 카드 단말기를 눌러봤는데요.

승인번호를 아무렇게나 입력해도 쉽게 전표가 출력됐고 빠져나간 결제 대금도 없었습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출력된 전표도 결국 가짜라는 건데, 사전에 알아챌 방법이 없었던 건가요?

[기자]

네, 전표 생김새가 일반 영수증과 워낙 비슷하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화면을 한 번 보시면, 오른쪽이 일반적인 카드 결제로 출력된 영수증이고, 왼쪽 전표가 전화승인 방식을 이용해 출력된 겁니다.

일부 문구만 다를 뿐, 거의 유사해 보이죠.

게다가 최근에는 실물카드 말고도 휴대전화 페이 결제가 활성화되면서 전화승인 결제 방식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보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 금은방 주인 : "주변 사장님들께 알아보니까 정말 아무도 몰라요.카드 리더기 그 사장님도 몰라, 저 방식을.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앵커]

이 남성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이 궁금한데요?

[기자]

금은방 주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남성을 추적하고 있었는데요.

이미 지난달 말 같은 수법의 범행으로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화성에서 저지른 범행 외에도 수도권 일대 금은방 세 곳에서만 5,800만 원 규모의 사기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피해가 더 커지지 않게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도 유사 범행이 한 차례 보도된 바 있었거든요.

그 이후에 한 단말기사에서는요, 이렇게 출력된 전표엔 효력이 없다는 주의 문구를 삽입하기도 했고요.

또 다른 단말기사는 전표 출력 자체를 막아두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예방책들을 업계 전체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도 금융감독원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일단 가맹점주는 손님이 단말기를 직접 조작하지 못하게 막고 출력되는 카드 전표 내용도 더욱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네, 김화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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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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