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의 지도+강정호 스쿨→상무 입대전 빛 보나? '쾅쾅쾅쾅!' 달라진 한동희의 괴력쇼 [MD괌]
[마이데일리 = 괌(미국) 박승환 기자] "60경기에서 20홈런만 치면 좋을 거 같아요"
'포스트 이대호'라고 불리는 한동희에게 지난 시즌은 그야말로 악몽 그 차제였다. 2022시즌 129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4홈런 65타점 43득점 타율 0.307 OPS 0.81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뒤 총알 같은 타구 속도의 장점을 살려 홈런 갯수를 늘리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는데, 오히려 자충수가 된 까닭. 시범경기 때까지는 분명 분위기가 좋았는데,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도무지 타격감이 올라올 징조를 보이지 않은 결과 지난해 108경기에서 71안타 5홈런 32타점 타율 0.223 OPS 0.58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때 '든든한 지원군'이 나섰다. 바로 이대호였다. 지난해 부진의 길을 걷고 있을 때 前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가 한동희에게 '러브콜'을 보냈는데, 현역 시절부터 한동희를 무척이나 아꼈던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아끼는 후배인 한동희와 정훈이 반등할 수 있도록 경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덕분에 한동희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를 시작으로 강정호 스쿨에 이어 괌 스프링캠프까지 쉴 틈 없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번 겨울을 매우 바쁘게 보내고 있는 만큼 한동희의 타격감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처럼 보였다. 특히 지난 6일 미국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진행된 엑스트라 타격훈련에서 배팅볼 4개를 연속해서 담장 밖으로 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타구 방향 또한 매우 고르게 분포된 모습. 김태형 감독은 묵묵히 한동희와 고승민이 타격 연습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타격 훈련이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난 한동희는 '타격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괜찮은 것 같다. 첫 번째 턴에는 피곤함이 있었는데 몸이 적응하게 됐고, 타격감이 괜찮아지고 있다"며 "지난해를 보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있었다. '이제 앞으로 이런 해는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김태형 감독님이 새롭게 오신 뒤 대화를 통해, 미국에도 다녀오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이제는 '이것마저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겨울 한동희는 강정호를 비롯해 김태형 감독에게도 타격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강정호와 김태형 감독이 추구하는 타격 이론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훈련 과정에서 '연속성'이 생겼고, 이로 인해 타격감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중. 덕분에 김태형 감독과 강정호에게 배운 것을 잊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한동희는 "강정호 선배와 김태형 감독님께서 거의 비슷한 타격 이론을 갖고 있으시더라. 그동안 공을 정확하게 맞추려는 데만 집중을 했다. 그러나 강정호 선배와 감독님은 홈런을 친다고 생각하고, 빗맞았을 때 안타가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고 하신 부분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지금까지는 배웠던 것이 잘 유지되고 있는 느낌이다. 캠프 중 감독님과 김주찬 코치님께서도 조언을 해주시고 있기에 몸으로 익히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희는 미국에서 훈련을 할 정도로 2024시즌 반등을 위해 노력했는데, 지난달 26일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한동희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기 위해 서류를 제출했다는 것이었다. 아직 서류 발표, 체력 테스트, 최종 발표가 남아 있지만,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한동희는 오는 6월 상무에 입대하게 된다. 일정에 따라 군 복무를 이행할 경우 한동희는 2026시즌 개막전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입대 소식이 전해진만큼 주위에서도 깜짝 놀랐다고. 한동희는 "일단 감독님께서 가장 많이 아쉬워하셨다. 그리고 김주찬, 김민재 코치님들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셨다. 선수들 중에서는 (이)정훈이 형이 '네가 가면 주장을 해야 한다. 말년 병장이 되면 어떻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면서 놀리더라"며 "사실 아직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을 때 비로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웃었다.
한동희의 상무 입대 지원 소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했다. 일각에서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굳이 미국에서 훈련을 할 이유가 있었냐는 시선을 가진 것. 그러나 한동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어차피 군에 입대할 건데 왜 미국까지 갔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차피 상무에 가더라도 야구는 계속해서 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시즌을 아예 뛰지 않고 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한동희는 "어쨌든 정규시즌을 치르는 만큼 최대한 잘하고 가야 된다는 생각이 크다"라며 "계산을 해보니 입대 전까지의 기간이 60경기 정도가 되더라. 그래서 딱 20개의 홈런만 치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김주찬 코치님도 '20홈런만 치고 가줘'라고 하시더라.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의 목표는 20홈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 전준우, 유강남, 윤동희는 주전으로 못을 박았지만, 이외의 선수들에게는 '경쟁'을 예고했다. 사령탑은 "우리 팀에는 현재 홈런을 칠 수 있는 장거리 타자가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동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희도 경쟁을 해야 한다. 동희에게 우선권을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동희 또한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1군 그라운드를 밟기 위해서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동희 또한 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겨울 7kg을 감량할 정도로 피나는 노력을 쏟아내는 중. 그는 "원래 프로 선수는 항상 경쟁을 해야 된다. 경쟁을 하다 보면 분명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개인 성적을 비롯해 팀 성적도 잘 나올 수 있다"며 60경기에서 2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도록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김태형 감독과 강정호를 통해 배운 감각을 잘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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