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행복할까?"…2천년 전 로마인의 글, AI가 해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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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재에 파묻혔던 2000년 전 로마시대 고문서의 내용이 AI(인공지능) 기술로 마침내 세상에 알려졌다.
프랑스 최고 권위 학술기관 '프랑스 학사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베수비오 챌린지(Vesuvius Challenge)'에서 대학생 국제 연합팀이 AI를 통해 고문서 내용의 약 5%를 읽어내는 데 성공해 상금 70만 달러(약 9억 2897만원)의 주인공이 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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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재에 파묻혔던 2000년 전 로마시대 고문서의 내용이 AI(인공지능) 기술로 마침내 세상에 알려졌다.
프랑스 최고 권위 학술기관 '프랑스 학사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베수비오 챌린지(Vesuvius Challenge)'에서 대학생 국제 연합팀이 AI를 통해 고문서 내용의 약 5%를 읽어내는 데 성공해 상금 70만 달러(약 9억 2897만원)의 주인공이 됐다고 발표했다.
베수비오 챌린지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와 함께 화산재에 파묻힌 고대 로마 도시 헤르클레네움에서 발굴된 파피루스를 해독하는 대회다. 로마 정치가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우스 시저)의 장인 칼푸르니우스 피소카이소니우스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파피루스는 수 세기를 지나면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된 상태였다.
지난 5일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된 이집트, 미국, 스위스 국적 대학생 국제 연합팀은 파피루스 내용의 85%에 해당하는 2000자 이상을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21세 대학생인 루크 패리터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인턴으로 지난 10월 파피루스에 적힌 단어 '보라색'을 처음으로 추출했다. 유세프 네이더 베를린자유대 데이터사이언스 박사생은 당시 2위를 차지했다. 율리안 슐링어 스위스 취히리연방공과대 학생은 고문서를 3D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합팀은 고해상도 3차원 컴퓨터 단층 촬영(CT)으로 문서를 스캔한 뒤 잉크 부분의 질감을 감지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총 280여 개 두루마리로 이뤄진 파피루스의 약 5%에 해당하는 분량을 해독했다. 읽어낸 문자수는 2000자 이상이다.
AI가 읽어낸 내용에 따르면 파피루스에는 쾌락주의를 기치로 삼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이 담겼다. 에피쿠로스의 추종자였던 필로데무스가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재화를 통해 쾌락을 느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다.
두 줄에 걸쳐 '음식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 결핍이 풍족보다 행복하다고 믿지 않는다. 풍족함 없이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가? 이러한 질문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문장이 담겼다.
한편 2023년 3월 브렌트 실스 미국 켄터키주립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파피루스 내부에 감춰진 잉크를 처음으로 감지해 상금 약 5만 달러를 받은 바 있다. 이어 10월엔 파피루스에 적힌 첫 단어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베수비오 챌린지 측은 2024년 말까지 전체 파피루스의 90%를 해독하는 새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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