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액션 장르·이동욱과 무표정 대결···‘킬러들의 쇼핑몰’ 김혜준[인터뷰]
빠른 전개·밀도 높은 액션신·웃음 포인트 호평
“장르물 피하려다가 대본 보고 바로 결심”
<킬러들의 쇼핑몰>의 시작은 평범하다. 정지안(김혜준)은 어느 날 삼촌인 정진만(이동욱)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것도 사고가 아니라 자살로. 안치실에 누워 있는 시신은 삼촌이 맞다. 남은 가족이라곤 삼촌 한 명뿐인데, 그 삼촌마저 죽었다고? 지안은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황망한 상태로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다. 텅 빈 집에 들어선 순간, 거대한 슬픔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 슬픔을 제대로 느낄 새도 없이, 지안의 등 뒤로 갑자기 총알이 빗발친다. 평범하게 보였던 드라마가 화려한 액션물로 바뀌는 순간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킬러들의 쇼핑몰>은 진만이 오랫동안 운영해온 킬러들을 위한 온라인 무기 쇼핑몰 ‘머더헬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이 원작이다. 주인공 지안을 연기한 배우 김혜준을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김혜준은 유독 강한 성격의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했다. 전작 <구경이>에서 맡은 캐릭터도 해사하게 웃으며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 역이었다. 다음 작품에선 자신의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처음 <킬러들의 쇼핑몰> 제안이 왔을 때는 거절했다. “첫 제안이 온 시점이 <구경이> 직후였거든요. 그땐 ‘살인’이 나오는 장르물은 피하고 싶어서 거절했어요. 그런데 몇개월 뒤 다시 제안이 왔을 때는 대본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장르를 따질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해야지, 싶어서 바로 수락했어요.”
<킬러들의 쇼핑몰>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무표정하다. 특히 진만의 표정에선 기쁨도 슬픔도 느낄 수 없다. 그가 하나뿐인 조카 지안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잘 들어 정지안”이다. 뒤에 이어지는 말은 대체로 훈계다. 어린 시절 갑자기 부모를 잃고 삼촌이랑 둘이 살아온 지안도 비슷하다. 둘이 무표정한 얼굴로 주고받는 ‘티키타카’는 시리즈에서 가장 큰 웃음 포인트다. 실제 성격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저도 좀 시니컬한 면이 있는데, 동욱 선배님도 그렇거든요. 거기는 ‘츤데레’의 끝판왕이고, 저는 커가는 츤데레예요. 너무 좋은 어른이자 선배, 친구예요. 광고 촬영 같은 거 하면 다음날 꼭 광고 상품을 선물로 갖다주세요. 마치 퇴근할 때 통닭 사들고 오는 아빠나 삼촌처럼요.”
작품에 등장하는 이들의 직업은 대부분 킬러다. 이 중 절반은 진만의 죽음을 계기로 지안까지 처리한 뒤 쇼핑몰을 차지하려 하고, 절반은 진만과의 약속대로 끝까지 지안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총 8부작인 시리즈의 전개 속도는 빠르고, 액션신의 밀도도 높다. 총과 칼 같은 전통적인 무기부터 드론, 킬러 로봇 같은 최첨단 살상무기까지 등장한다.
다른 작품에서 액션 연기를 경험한 김혜준에게도 장르 자체가 액션 누아르인 작품은 처음이었다. 촬영 4개월 전부터 액팅 스쿨에 다니면서 기본기를 익혔다. “(다른 촬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다 찍고 나서 액션 장르는 다시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또 나오는 걸 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서 다시 도전하고 싶기도 해요.”
2015년에 데뷔한 그는 이제 데뷔 10년차 배우가 됐다. 그는 지난 10년간의 소감을 묻자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토닥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저만의 성장을 했다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요. 저는 오래오래 연기하는 게 목표거든요. 계속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는 차기작으로 웹툰 원작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캐셔로> 촬영을 앞두고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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