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회장 “해외 시장 개척 DNA로 한미와 성과 키울 것”
“지속 가능한 성장 위한 결정”
“부광약품, 정상화 작업 추진 중”
“영국 최대 화학회사이던 ICI, 독일의 바이엘, 일본 스미토모, 한국 LG화학도 성장 한계 돌파구로 ‘생명과학’을 택했습니다. OCI도 같은 길을 가려고 합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7일 OCI홀딩스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한미사이언스 통합과 관련한 OCI의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제약·바이오’사업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와의 통합 절차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조직 통폐합 등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OCI그룹과 한미사이언스는 두 그룹 간 통합 계획을 공시를 통해 발표하고, 양사 지분 취득을 통한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다. OCI그룹은 태양광 소재(OCI), 태양광 발전(OCI 파워) 등이 주요 사업이고, 한미사이언스 산하의 한미그룹은 화장품·건기식(한미사이언스), 제약·바이오(한미약품) 등이 주요 사업 분야다. OCI그룹은 지난 2018년 제약·바이오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날 이 회장은 OCI의 글로벌 사업 능력과 자본력이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 제약바이오업의 성장 과실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우현 회장은 “OCI는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나오는 회사”라며 “OCI의 해외 신시장 개척 DNA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등이 보유한 좋은 포트폴리오와 뛰어난 제약바이오 전문성이 만나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제약바이오업은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며 “한미도 소득 창출력이 좋고 재무적으로도 우수한 회사이지만 OCI가 이런 절차를 더 앞당기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여러 방면에서 도울 수 있다”며 “한미그룹의 실적이 더 개선되고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투자·통합 결정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회장은 “OCI는 2018년부터 제약·바이오에 조금씩 투자를 해왔고, 2021년 부광약품에도 투자해 제약바이오업에 대한 이해도를 점점 높여왔다”면서 “당사의 제약바이오업이 소규모이다 보니 이에 따른 성장 한계를 느끼던 와중에 상당히 좋은 제안을 받았고 이사회 등과 면밀한 검토를 거쳐 한미사이언스와의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부광약품 실적 부진과 부광약품에 대한 추가 지분 매입 계획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OCI홀딩스는 지난 2022년 2월 상속세 납부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부광약품의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10.9%(774만7934주)를 1461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OCI홀딩스는 2025년 5월까지 부광약품 지분 19.1%를 매입하거나 부광약품에 매각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 지분율 요건인 상장회사 기준으로 30%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를 통한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법적 장치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부광약품의 경우 2022년에 투자해 한 1년 가까이 수동적으로 경영해온 게 사실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OCI측에서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게 되면서 고강도의 정상화 작업과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부광약품에 대한 정상화 작업이 완료되고 한미와의 성공적인 통합이 이뤄지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분야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이에 대해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아꼈다.
지난달 OCI가 밝힌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 취득 계획에 따르면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지분 거래가 진행된다.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등의 지분을 현금으로 인수하는 것(2775억원), 현물출자 대가를 OCI홀딩스 신주로 발행하는 것(2528억원), 한미사이언스 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하는 것(2400억원) 등이다.
지분 납일일은 오는 6월 30일로, 이 거래가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로써 OCI는 한미사이언스 산하 한미약품, 제이브이엠 등의 지배력도 갖게 된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지분 매각 대가로 받은 OCI홀딩스의 신주 8.6%를 보유하게 되며, 개인으로는 OCI홀딩스 최대 주주에 오른다. OCI 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는 통합법인 설립 후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을 각자대표 형태로, 또 각사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공동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밝힌 OCI홀딩스의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43.4% 줄어든 2조65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5.6% 줄어 53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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