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고 왕복 7차선 무단횡단하다 '쾅'…"운전자 무죄 어렵다"

컴컴한 새벽 왕복 7차선 도로를 주행하던 운전자가 무단횡단을 한 사람을 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왕복 7차로, 어두운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 운전자는 보행자가 안 보였다고 하는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지난 20일 오전 5시쯤 녹색 신호에 도로를 달리다 검은색 옷을 입은 채 무단횡단을 한 B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A씨는 사건 경위에 대해 "당시 도로 규정 속도 시속 60㎞(킬로미터) 인 도로를 기억상 시속 68㎞의 속도로 진입 중이었다"며 "평소 출근하는 도로였고 차량 신호 중 B씨가 왕복 7차선 도로에 나올 것이라는 생각하지 못한 채 진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편 차선의 차량 라이트 때문에 B씨가 잘 보이지 않았고 옷도 검은색이어서 보기 힘들었다"며 "B씨가 보이자마자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고 핸들까지 틀었지만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고 사연을 보냈다.

A씨는 사고 직후 바로 구급차와 경찰에 신고했으며 그 후 보험사를 부르고 경찰서에 가 진술서를 작성했다.

영상을 본 한문철 변호사는 "맞은 편 차량과 검은 옷 때문에 안 보였다고 하는데 맞은편 차량의 불이 '깜빡'하는 것은 B씨가 뛰고 있기 때문"이라며 "A씨가 B씨가 건널 것이라 생각을 못 해서 안 보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유·무죄에 대해 한 변호사는 "가로등이 있기 때문에 무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등이 없다면 무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영상엔 가로등이 있고 횡단보도를 비추는 조명도 있다"며 "블랙박스가 실제 보이는 것보다 어두울 것 같다. 실제는 더 잘 보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변호사는 무단횡단 한 사람의 과실을 70% 정도로 봤다. 그러면서 A씨가 운전자 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검찰에서 약식기소로 끝날 수 있는 사고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운전자 보험이 없는 상태라 한 변호사는 정식기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형사 합의를 위해 노력하라"며 "A씨가 사회 초년생으로 보여지는 데 부모님 도움이라도 받아서라도 형사 합의를 하라"고 조언했다.

한 변호사는 이어 "무단횡단을 한 B씨의 과실이 70%지만 A씨가 30% 정도 실형을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형사 합의를 못하더라도 공탁하라"며 "무죄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을 한 누리꾼은 "무단횡단을 하려거든 두리번거리며 차가 오는지 확인은 하면서 건너야 한다"며 "새벽에 무단횡단을 하면서도 좌우를 살피지 않고 길을 왜 건너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무단횡단만 안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