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침몰 7년 만에 '금고 3년'…"구속조차 안 하나"

부산CBS 박진홍 기자 2024. 2.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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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선원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1심 법원이 선사 대표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고형을 선고한 피고인들에 대해 "수사에 성실히 협조했다고 주장하나 일부는 침몰사고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휴대전화를 교체·폐기했고, 선사 측이 수사 과정에서 성실히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정황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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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만에 완전 침몰한 원인은 구조적 손상 때문
빈 공간에 폐수 보관해 부식 가속화…수리도 제때 안 해
'격창양하'는 인과관계 인정 안 돼…7명 중 4명 무죄
실종자 가족 "증거 인멸에도 법정 구속조차 안 해" 항소 요구
7일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관련 1심 선고 직후 실종자 가족인 허경주(가운데) 부대표 등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진홍 기자


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선원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1심 법원이 선사 대표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찰에 즉각 항소를 촉구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7일 오후 업무상과실선박매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대표 김완중(69)씨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선사 전 해사본부장과 공무감독에게는 각각 금고 2년,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스텔라데이지호가 파공이 생긴 이후 불과 5분 만에 완전히 침몰한 이유는 선박에 구조적 손상이 있었거나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쟁점은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 때문에 구조적 손상이나 취약이 발생했는지 여부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우선 선체 바닥에 빈 공간으로 둬야 할 곳(보이드 스페이스)을 폐수 보관창고로 사용해 부식을 가속화했고, 선박안전법상 위법한 이 행위를 묵인하거나 수리하지 않은 피고인들에게는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스텔라데이지호에 도장탈락이나 부식, 선체 변형 등이 보고됐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구조적 선상이나 취약성을 불러왔다고 봤다.

다만 스텔라데이지호에 화물을 불균등하게 적재해 선체 구조에 무리를 줬다는 혐의, 즉 격창양하와 관련해서는 침몰사고로 이어질 만큼 선체에 구조적 손상을 가져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격창양하 운항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 혐의로 기소된 선사 임직원 4명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금고형을 선고한 피고인들에 대해 "수사에 성실히 협조했다고 주장하나 일부는 침몰사고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휴대전화를 교체·폐기했고, 선사 측이 수사 과정에서 성실히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정황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선박 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대표 김씨가 선박 안전보다 영업이익을 우선시했기 때문으로 보이고, 결국 침몰에는 김씨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금고형을 선고받은 3명을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과 시민단체는 7년 만에 나온 1심 선고 결과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며 검찰에 즉각 항소를 요청했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허경주 부대표는 "33살 제 동생이 배에 타지 않았다면 최소한 50년은 더 살았을 것이다. 검사가 법정 최고형인 5년을 구형했을 때도 50년을 빼앗아 간 대가가 고작 5년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는데, 3년이라는 판결은 정말 허탈하다"며 울먹였다.

이어 "얼마 전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이 격창양하가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했는데, 법원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다가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증거 인멸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법정구속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허 부대표는 "이들이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받아야 또다시 해양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지은 죄에 대해 최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검찰은 반드시 항소해 달라"고 촉구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26일 철광석 26만t을 싣고 남대서양 해역을 지나다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선원 24명 가운데 22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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