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커 칼슨, 우크라전 이후 푸틴과 서방언론 최초로 인터뷰… 진실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인터뷰한다고 6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다. 사진은 칼슨이 미국 피닉스에서 열리는아메리카 페스트 2023에 참석하면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미국인이자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인터뷰한다고 밝혔다. 인터뷰가 성사된다면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한 뒤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서방 언론의 첫 인터뷰가 된다.

칼슨은 6일(이하 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영상을 올리면서 "오늘밤 모스크바에 있다. 우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인터뷰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곧 인터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사랑하고 조국이 계속 번영하고 자유로움을 간직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우리는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의 의무는 시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방 언론 매체들이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서방 언론 매체는 독자와 시청자에게 내용을 생략하면서 거짓을 설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 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러시아행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자신의 문자메시지를 감시하고 유출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칼슨은 "영어권 국가 국민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과 마주 앉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정부나 기업단체에서 돈을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볼 것을 권했다. '노예'처럼 맹목적으로 모든 것을 믿지 말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인터뷰 영상을 보고 주체적인 생각을 하기를 강조했다. 이어 칼슨은 엑스 CEO인 일론 머스크가 푸틴과의 인터뷰 영상을 엑스에서 삭제하지 않기로 자신과 약속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1년 6월 NBC와 인터뷰 뒤로 미국 언론과 공식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같은 해 10월 에너지 행사에서 CNBC 취재진과 짧게 대화한 뒤로는 아예 미국 언론과 접촉이 없었다.

지난 3일 칼슨이 모스크바에 있는 볼쇼이극장에서 목격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인터뷰설이 제기됐다. 그는 지난 1일 러시아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슨은 지난해 4월까지 폭스뉴스에서 진행자를 맡아 유명세를 탔던 인물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계속해 그것을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러시아에서도 유명세를 얻었다.

6일 CNN은 칼슨의 동영상이 올라온 이후에 칼슨은 푸틴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의 에반 거슈코비치를 예를 들었다. 거슈코비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가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옛 소련과의 관계에 대해 익숙한 스티븐 피퍼 전 미국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가 정치적으로 그렇게 고립되어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CNN과의 인터뷰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않을 것 같은 미국인 방송인에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선전에 대한 출구를 제공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은 가능한 한 미국 내 분열을 조장하고 확대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칼슨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책임을 서방에 돌리기도 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와 '땀에 젖은 비열한 놈'으로 지칭하면서 헐뜯기도 했다. 칼슨은 편집되지 않은 생중계 인터뷰 영상을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예빈 기자 yeahv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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