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끓여 마셨다"... 명절인데도 악몽 같은 중국의 '춘제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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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를 맞은 중국인들의 귀성길이 15년 만의 폭설에 꽉 막혀 버렸다.
기상 악화로 인해 고속열차·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된 데다, 30시간 이상 고속도로에 고립될 정도의 교통 체증이 극심한 탓에 올해 귀향길은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7일 펑파이신문·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이로 인해 중국 교통 요충지인 우한시의 철도와 항공, 고속도로 운영은 사실상 마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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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폭설... '최악의 귀성길'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를 맞은 중국인들의 귀성길이 15년 만의 폭설에 꽉 막혀 버렸다. 기상 악화로 인해 고속열차·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된 데다, 30시간 이상 고속도로에 고립될 정도의 교통 체증이 극심한 탓에 올해 귀향길은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춘제 공식 연휴는 이달 10~17일이다. 하지만 '인구 대이동'으로 불리는 춘윈(춘제 특별 운송 기간)은 이미 지난달 26일 시작됐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40일간 이어지는 춘윈 기간의 유동 인구가 무려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춘제 유동 인구(47억3,000만 명)의 두 배 수준이자,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88억4,000만 명)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철도·항공편 잇따라 '중단'
그러나 지난 4일부터 내리고 있는 중국 후베이·안후이·허난성 등 중부 지방 폭설이 귀성객들의 발목을 잡았다. 후베이성 일부 지역에선 최대 18㎝의 적설량이 기록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15년 만의 폭설"이라고 전했다.
7일 펑파이신문·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이로 인해 중국 교통 요충지인 우한시의 철도와 항공, 고속도로 운영은 사실상 마비됐다. 우한 철도국은 "큰 눈으로 인해 열차가 감속 운행하거나 아예 취소되고 있다"며 귀성객의 철도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우한 톈허공항에선 일부 활주로가 잠정 폐쇄돼 항공기 운항이 대거 취소됐다. 안후이성에서는 톨게이트 100여 곳이 요금 수납을 포기하고 문을 닫기도 했다.
"4㎞ 이동에 22시간"... 굴착기 동원해 식량 보급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귀성객들의 '고속도로 생존기'가 넘쳐나고 있다. 한 귀성객은 "평소라면 1시간 40분 거리인 후난성 웨양에서 이양난까지 가는 데 11시간이 걸렸다"며 "운전하는 동안 10여 건의 교통사고를 목격했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귀성객은 "30시간 동안 고속도로에 갇혀 있었다"며 "식량과 물이 동나 길에 쌓인 눈을 노상에서 끓여 마셨다"고 SNS에 적었다. 지난 3일 우한에서 고향 이창으로 출발한 쉬모씨는 "불과 4㎞를 가는 데 22시간이 걸렸다"며 "식량을 구하기 위해 휴게소까지 1시간가량 눈길을 뚫으며 걸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피해 속출에 후난성은 350만 위안(약 6억4,000만 원)의 귀성객 구제 예산을 편성했다. 당국은 고속도로에 갇힌 승객들에게 빵, 죽, 생수를 전달했다. 명보는 "고속도로 인근 일부 마을에선 주민들이 폭설에 막힌 보급로 확보를 위해 굴착기까지 동원해야 했다"고 전했다.
역대급 인구 이동에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 재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정점을 찍었던 중국의 급성 호흡기 질환 환자 수는 최근 3주 연속 감소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인구 대이동이 이뤄지는 이달 다양한 호흡기 질환이 다시 퍼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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