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차례상·성수품 가격이 기관-단체마다 다른 이유는

농식품부, 정부 할인지원 반영 여부 등 차이

박순연 유통소비정책관 브리핑. 사진=임은수 기자

설을 앞두고 차례상 차림비용이나 성수품 가격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들이 나오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기관·단체마다 각기 다른 조사 결과를 발표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설 차례상 차림비용과 농축산물 가격이 aT 등 6개 기관·단체별로 설 차례상 차림비용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으나 그 결과마다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각 기관·단체별로 조사 품목의 규격·비율, 조사 지역 및 장소, 정부 할인지원 반영 여부 등이 달라 조사 결과에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aT 조사결과에 따르면 6일 실시한 설 차례상 차림비용은 평균 30만9641원으로 지난해 설을 앞둔 5일 전보다 0.7% 상승해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통시장은 28만3233원으로 지난해보다 2.9% 상승한 반면 대형유통업체는 33만6048원으로 지난해보다 1.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보다 15.7% 저렴한 셈이다.

이에 대해 aT는 전국 23개 도시의 전통시장 16곳, 대형유통업체 34곳 등 총 5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이와 달리 다른 기관이나 단체는 전국 7개 도시 25곳, 서울 7개 자치구 25곳, 서울 25개 자치구 90곳 등 대부분 한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어 차이가 있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또 aT는 1983년부터 농수산물 가격정보를 전국 단위로 매일 조사하는 국내 유일한 기관으로서 조사 품목은 성균관 석전보존회 등의 자문을 거친 차례상 한 상 차림 28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다른 기관·단체는 4인 또는 6-7인 가족 기준으로 22개 품목에서 35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농식품부가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 지난 1월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10대 설 성수품의 평균 소비자가격(aT 조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낮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체감 물가 상승과 달리 작년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다는 것이다.

기상재해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사과(11.1%)와 배(19.5%)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상황이지만 △소고기(2.7%↓) △돼지고기(6.5%↓), 계란(11.3%↓) 등 축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전체 가격의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이와 함께 사과 등 일부 품목의 경우도 지난 2일 발표한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 조사결과와 aT의 소비자가격 조사결과가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정부의 할인 지원, 대형마트 등의 회원 할인 등이 aT 조사에서는 반영이 되고 통계청 조사에서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aT조사에서 정부 할인지원 가격을 반영하는 이유는 도매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체감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할인지원 효과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이란 설명이다.

박순연 유통소비정책관은 "설까지 남은 1주일 동안 100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가격이 높은 사과·배 등에 대한 할인을 최대 40%까지 확대 지원할 계획"이라며 "설 명절 전까지 성수품 확대 공급, 정부 할인 지원 강화 등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설 성수품 수급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10대 성수품을 19만4000t, 평시대비 1.6배 수준으로 확대 공급하고 있고 6일 현재 계획 대비 107%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