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범에 최고형 선고한 법원…“삶과 희망 앗아가, 처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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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천 미추홀구 건축업자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담당 판사는 '사기죄의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집단적인 사기 범죄에 대한 법률 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는 7일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아무개(63)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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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천 미추홀구 건축업자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담당 판사는 ‘사기죄의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집단적인 사기 범죄에 대한 법률 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는 7일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아무개(63)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등 공범 9명에게는 각각 징역 4년에서 13년을 선고했다.
오 판사는 “이번 범행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70대 노인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동기와 수법이 모두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남씨가 선고받은 징역 15년은 현행 법률상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인 10년에 다른 죄를 경합하면서 사기죄 최고 형량의 50%(5년)까지 가중한 법정 최고형이다.
그러나 오 판사는 “이런 형량이 남씨 일당이 저지른 죄에 비해 부족하다”며 추가 법령 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오 판사는 “인간 생존의 기본 조건인 집에서 평온히 거주할 권리는 헌법을 넘어서 일종의 천부인권과 같다”며 “현행 법률은 인간의 필수조건인 주거환경을 파괴하고 삶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갔으며 전세 임대차 거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린 범죄를 처벌하는데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고 중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피해자들의 증언 내용을 읽으며 목이 메는 듯 여러 차례 말을 멈추기도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로 구성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는 선고 직후 “피해자들이 전 재산을 빼앗겨도 고작 15년이 나왔다”며 “담당 판사가 제안한 것처럼 (법령이) 정말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남씨 변호인 쪽은 지난 1일 “법관이 유죄 심증을 숨기지 않고 재판을 진행했다”며 법관 기피 신청을 했지만, 오 판사는 “소송지연을 위한 목적임이 분명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남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00여채의 전세보증금 148억원을 세입자 191명에게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남씨 일당의 전체 범죄 피해 규모는 453억원에 달한다. 이날 재판은 이중 먼저 기소된 148억원대 전세사기 사건에 대해서만 이뤄졌고, 나머지 전세사기 재판은 따로 진행 중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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