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로스쿨' 살리기 나선 대형로펌

법무법인 와이케이, 로스쿨 11곳과 릴레이 간담회
지방 로스쿨생 '반수' 증가…'위기' 공감대
와이케이, 지방 실무수습 기회·채용 확대키로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법무법인 와이케이(대표 변호사 강경훈·김범한)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장들과 잇따라 만나 서울 상위권 로스쿨 쏠림 현상과 지방 로스쿨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형로펌이 직접 나서 지방 로스쿨과 주민들의 법률서비스 권익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일 법무법인 와이케이 서울 강남 주사무소에서 진행된 제3회 '로스쿨 원장단 초청 간담회'에서 와이케이와 로스쿨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현 파트너변호사, 김학훈 대표변호사, 동아대학교 송관호 원장, 정규영 대표변호사, 인하대학교 정영진 원장, 강경훈 대표변호사, 인하대학교 손영화 부원장, 이희성 고문위원, 충북대학교 이국현 부원장, 조인선 파트너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와이케이]

와이케이는 최근 세차례에 걸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이상경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장)와 전국 11개 로스쿨 원장단과 연이어 간담회를 가졌다고 7일 밝혔다. △건국대 △경희대 △동아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아주대 △영남대 △이화여대 △인하대 △전북대 △충북대 등으로, 이 중 지방 로스쿨이 6곳이다.

와이케이와 로스쿨 관계자들은 간담회에서 지방 로스쿨 학생들의 '반수' 현상 해결에 대해 논의했다. '반수' 현상은 대형로펌 입사를 목표로, 학생들이 지방 로스쿨에 입학했다가 서울 상위권 로스쿨로 옮기는 현상을 말한다. 법률서비스의 지역 균등화와 고른 인재 육성이라는 로스쿨제도 도입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지방 로스쿨의 운영에도 상당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25개 로스쿨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중도 탈락한 학생이 208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재적 학생 6630명 중 3.1%다. 중도 탈락생 상위 로스쿨 10곳 중 6곳이 지방 로스쿨이다. 인원 규모만 보면 중위권 로스쿨 2곳 정원이 없어진 셈이다. 로스쿨계는 상위권 로스쿨 출신들을 선호하는 대형로펌의 채용 실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로스쿨 원장들은 "지역 로스쿨 실무수습 기회 확대 및 채용 확대를 위해 와이케이가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와이케이는 "현재 전국 로스쿨 출신들을 차별없이 고르게 채용하고 있다"면서 "10대 로펌으로서 책임감을 더 가지겠다는 의미에서 학술대회 개최 및 후원도 적극 검토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역 로스쿨들과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와이케이가 지방 로스쿨 등 지역 법률서비스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 10대 로펌 중 유일하게 권역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케이는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광주·전남·전북과 대전·충남 등 전국에 27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와이케이 관계자는 "로펌업계 최초로 서울 주사무소 뿐만 아니라 지역 분사무소들을 통해 균질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지역별 우수한 예비법조인 양성에 도움을 주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로스쿨 원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로스쿨생들의 실무수습과 인턴과정을 와이케이에서 적극 확대 시행하기로 협의한 것은 지역 법률소비자들의 권익보호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