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변경·22명 실종’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대표에 금고 3년

2019년 12월3일 서울 중구 폴라리스쉬핑 본사 앞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위로하고 있는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법원이 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폴라리스쉬핑) 대표한테 금고형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는 달리 강제노역 없이 교도소에 수감된다.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장기석)는 7일 업무상과실선박매몰·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완중 폴라리스쉬핑 대표이사한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대표이사한테 금고 5년을 구형했다.

또 재판부는 이날 폴라리스쉬핑 전 해사본부장 등 전·현 임직원 2명한테 각각 금고 2년,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임직원 4명한테는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스텔라데이지호는 5분 만에 완전히 침몰했다. 선박에 구조적 손상이 존재하거나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선체 바닥에 빈 공간으로 둬야 할 곳(보이드 스페이스)을 폐수 보관창고로 전용해 부식이 빨라졌고 선체 유지보수 소홀과 수리 부실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이 침몰사고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스텔라데이지호가 적시에, 제대로 수리가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피고인이 선박 안전보다 영업이익을 우선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에는 피고인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덧붙였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항해하다 같은 달 31일 남대서양 우루과이 근처 바다에서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은 실종됐다.

선박사고 원인을 조사해 처분을 내리는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은 지난해 12월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원인이 폴라리스쉬핑의 관리소홀이라고 재결(선고)했다. 선사가 유조선을 철광석 운반선으로 개조하면서 배 바닥에 승인되지 않은 장치를 설치했고, 선체 검사나 보강 조처하지 않았으며, 선체 구조 변형으로 수리해야 하는 상태에서도 항행을 강행하는 등 선사가 해야 할 충실한 보수 유지 의무를 등한시해 침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김 대표이사는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 2021년 5월 2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았고, 현재 3심(대법원)이 진행 중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