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우크라전 복구사업 나서자…日기업에 위기감

박준호 기자 2024. 2. 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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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 사업을 둘러싸고 일본 기업이 한국 등 해외 기업에 뒤처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특히 최근 일본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도항(渡航·바다를 건너 방문) 제한 완화를 공공연히 요구하고 나선 것은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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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 우크라 방문 제한에 복구 사업 논의 쉽지 않아
일본 정부, 일-우크라이나경제부흥추진위 19일 개최키로
[키이우=AP/뉴시스]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 사업을 둘러싸고 일본 기업이 한국 등 해외 기업에 뒤처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난해 3월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공동문서에 서명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24.02.07.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 사업을 둘러싸고 일본 기업이 한국 등 해외 기업에 뒤처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일본 정부의 대피 권고에 따라 우크라이나 현지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일본 기업들은 기업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제한적인 여행 제한 완화를 단행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도항(渡航·바다를 건너 방문) 제한 완화를 공공연히 요구하고 나선 것은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활발한 편이다.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 공사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어 종전 후 활주로 개량과 화물 터미널 등을 새로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시와 스마트시티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위기감을 가진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12월 말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주최로 열린 제1회 우크라이나 경제부흥 특별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외무부대신 등 고위 관리들에게 "현지에 들어가기 쉽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달 19일 도쿄에서 일·우크라이나 경제 부흥 추진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의 데니스 슈미할 총리를 초청해 전후, 지진 피해 등으로부터의 재건 경험이 풍부한 일본의 민관 지원책을 어필한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와 일본 양국 기업이 복수의 양해각서를 맺을 예정이지만, '방문 제한'을 이유로 일본 기업이 우크라이나측과 각서 참가를 보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해외의 위험 레벨(수준)을 4단계로 분류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가장 위험한 레벨 4(퇴피 권고)로, 현지에 있는 일본인에게는 퇴피를 촉구하고 신규 방문 중지를 호소하고 있다. 법적인 강제력은 없기 때문에 일본인이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는 것까지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레벨 4, 그보다 낮은 레벨 3(도항 중지 권고)의 나라·지역의 경우, 실질적으로 직원 출장을 금지하는 내규를 정한 일본 기업이 많다.

닛케이는 주일한국대사관 관계자를 인용, 한국은 2004년 일본과 비슷한 여행경보제도를 도입했으며 2007년에는 매우 위험도가 높은 국가·지역으로의 여행을 금지하는 규정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영주권이나 그에 준하는 권리를 얻은 한국인 외교관 외에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추천한 기업은 예외적으로 여행금지 지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닛케이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인프라 건설 등의 협력을 제의한 바 있다. '적어도 한국처럼 우크라이나 입국을 쉽게 만들 수는 없을까'. 일본 기업으로부터는 그런 원망의 소리가 들려온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복구 비용은 10년 간 4110억달러(약 545조6025억원)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이 거액의 융자를 할 것으로 보여져 전세계의 기업에 있어서 기회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닛케이는 "전쟁 중이라고는 해도 장래의 부흥 비즈니스를 위해 조금이라도 우크라이나에 발을 들여놓고 싶은 것이 일본 기업의 본신"이라며 "반면, 일본 정부는 일본인 보호의 입장에서 여행 제한 완화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이 문제는 19일 회의의 숨은 초점이다"라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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