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속에서 ‘쿵쿵’ 박동 나타난다면?…‘복부대동맥류’ 의심해야
누워 있을 때 아랫배에서 심장이 박동하는 듯 ‘쿵쿵’ 뛰는 느낌을 주는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복부대동맥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우리 배 속을 가로지르는 ‘복부대동맥’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하는데, 파열될 경우 순식간에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혈관 부풀어 오르는 복부대동맥류, 어떤 질환일까?
대동맥은 심장의 왼쪽 심실에서 시작되는 튼튼하고 두꺼운 혈관으로, 약 2~2.5cm 정도의 직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동맥의 혈관벽이 약해지거나 압력이 높아지면 혈관의 일부가 정상 직경의 1.5배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이를 '대동맥류'라고 한다. 대동맥류의 75% 이상은 배와 골반, 다리로 피를 보내는 복부대동맥에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복부대동맥류는 동맥경화증,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병할 수 있는데, 복부대동맥류 환자의 가족은 일반인에 비해 발병률이 4~6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가족력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의 남성에게서 발병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복부대동맥류를 포함한 대동맥동맥류 및 박리로 병원을 찾은 3만 6,272명 중 남성이 2만 5,297명으로 여성에 비해 약 2.3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체 환자 가운데 70대가 전체의 35.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이후 60대(27.2%), 80대 이상(22.1%)이 뒤를 이었다.
복부대동맥류가 발병하여 혈관이 점점 부풀어 오르면, 누워서 배에 손을 댔을 때 두근거리는 덩어리가 만져지는 '박동성 종괴'가 만져지는 경우가 많다. 또 구토와 복통, 요통,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증상이 미약하게 나타나거나, 증상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복부대동맥류의 위험 인자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복부 CT 촬영 등의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만약 복부대동맥류를 발견하지 못한 채 방치하면, 혈관이 지속적으로 부풀어 오르다가 어느 순간 터진다. 특히 부풀어 오른 복부대동맥의 직경이 5cm 미만일 경우에는 1년 내 파열 확률이 1% 미만이지만, 5cm 이상일 경우에는 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으로 파열 예방…수술치료 진행도
복부대동맥류는 파열 전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사례가 많고, 파열되면 과다출혈로 인해 몇 분 내에 사망할 수 있는 만큼 평상시 예방을 위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혈압과 혈관 관리를 위해 고지방, 고열량 식사는 피하고 저염식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나트륨 과다 섭취로 혈압이 높은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거나, 고지방 식습관으로 인해 혈관에 지방이 쌓일 경우 혈관의 파열이 앞당겨질 수 있다. 또 술과 담배는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혈관의 탄력을 저하시켜 동맥경화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흡연으로 체내에 들어온 유해 물질은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조직을 손상시켜 혈관벽이 약해지도록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만한 경우에는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까지 감량하는 것이 도움 된다. 특히 일주일에 3~4회 정도, 30분 이상 가벼운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근력 운동의 경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면서 순간적으로 혈압을 높일 수 있기에 비만과 혈관 건강 이상이 함께 있는 이들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복부대동맥이 어느 정도 부풀어 오른 상태라면, 파열 전에 수술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파열로 인해 과다출혈, 쇼크 등이 찾아오면 사망률이 80~90%에 달하지만, 사전에 수술을 할 경우 사망률이 5% 미만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인공혈관 교체 수술’은 부풀어 오른 대동맥을 들어내고 인공혈관으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그런데 수술을 하는 동안에는 혈관이 차단되면서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심장 및 혈액이 필요한 기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고령이거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편이라면 인공혈관 교체 수술 대신 ‘스텐트 삽입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스텐트 삽입 시술은 부풀어 오른 동맥 내부에 인공혈관을 삽입하는 시술 방법이다. 혈관을 완전히 교체하는 수술에 비해 위험 부담은 적지만, 혈관이 다시 늘어날 수 있는 데다 동맥류 자체를 제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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