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10명 중 9명은 늘봄학교 반대…수당 가산점도 의미 없어”

최훈진 기자 2024. 2.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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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전국 초등학교 10곳 중 4곳에서 늘봄학교가 도입되는데 여전히 초등학교 교사 절대 다수는 늘봄학교 시행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사 중 상당수는 늘봄학교 시행 뒤 학생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학교 폭력, 안전 사고 등이 늘어날 텐데 이 경우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초교 교사는 "늘봄학교는 교사가 교육이 아닌 보육을 해야 하는 것이 문제"라며 "수당이나 승진 가산점을 준다고 해도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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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다음 달 전국 초등학교 10곳 중 4곳에서 늘봄학교가 도입되는데 여전히 초등학교 교사 절대 다수는 늘봄학교 시행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생을 돌봐주는 늘봄학교는 올해 초1을 대상으로 1학기에 초교 2700곳, 2학기에 6175곳 모든 학교에서 시행된다. 업무 증가를 우려하는 교사들은 수당이나 승진 가산점을 준다고 해도 여전히 도입에 반대한다고 했다.

● 교사 92% 반대, 학부모는 50% 찬성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교원단체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는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달 31일~이달 4일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는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초교 교사, 교육 행정직 공무원, 돌봄 공무원 등 4만2001명이 참여했다.

‘늘봄학교 전면 도입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교사와 학부모의 답변은 엇갈렸다. 교사는 92.4%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학부모는 49.6%가 ‘동의한다’고 했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36.3%에 불과했다.

늘봄학교가 시행된다면 누가 관리 책임을 맡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달랐다. 교사의 78.8%는 관리 주체가 ‘지방자치단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학부모는 34.3%가 돌봄 공무원을, 17.8%가 교사를 관리 주체로 꼽았다.

교사 중 상당수는 늘봄학교 시행 뒤 학생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학교 폭력, 안전 사고 등이 늘어날 텐데 이 경우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장 교감이나 돌봄 공무원이 관리책임자가 되더라도 학부모가 결국 담임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누구의 업무가 가장 많아질 것으로 보느냐’의 질문에는 교사의 86.9%가 교사라고 답했고, 돌봄 공무원의 83.8%는 돌봄 공무원이라고 답했다. 또 교육 행정직 공무원의 70.2%는 교육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했다. 각 주체가 자신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 교사 “수당이나 승진 가산점 줘도 싫다”

정부는 교사들의 업무가 늘지 않도록 교내에 늘봄지원실을 만들고 교육행정직 공무원 정원을 2500명 늘려 늘봄지원실장으로 전임 발령 낸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늘봄을 전담하는 실무 직원도 6000명 채용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지만 교사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설문에서 ‘늘봄학교 참여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을 때 교사의 83.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당을 더 주는 방식’에 대해서도 교사 중 61.6%가 반대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초교 교사는 “늘봄학교는 교사가 교육이 아닌 보육을 해야 하는 것이 문제”라며 “수당이나 승진 가산점을 준다고 해도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교육부는 5일 ‘2024년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초1 예비 학부모 5만26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83.6%가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한다’고 답했다”고 했다. 반면 이날 발표에선 학부모의 늘봄학교 찬성 비율이 50%에 못 미쳐 3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김성천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소장(한국교원대 교원정책전문대학원 교수)은 “학부모들이 그동안 경험한 학교 돌봄 서비스의 질이 낮다 보니 여전히 불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돌봄은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수요가 많다. 이날 발표는 전학년 학부모 대상 설문이라 초1 예비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부 설문과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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