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총기난사범 부모에 첫 ‘살인 유죄’ 평결… 책임 범위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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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총기를 난사해 사람을 죽인 10대 고교생의 부모에게 처음으로 살인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미성년 자녀의 범행 가능성을 알아채고도 적극 막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자녀의 중범죄에 대한 부모의 형사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논란도 빚어질 전망이다.
제프리 슈워치 미시간주 쿨리 로스쿨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자녀에 의해 남을 해치는 도구로 쓰인다면 집에 있는 모든 것이 부모에게 법적 책임을 지우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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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징역 15년형… 변호인 “완벽한 부모 있나”
미국에서 총기를 난사해 사람을 죽인 10대 고교생의 부모에게 처음으로 살인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미성년 자녀의 범행 가능성을 알아채고도 적극 막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자녀의 중범죄에 대한 부모의 형사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논란도 빚어질 전망이다.
미국 미시간주(州) 오클랜드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제니퍼 크럼블리(45)에게 6일(현지시간) 유죄를 평결했다. 피고인은 2021년 11월 오클랜드카운티 옥스퍼드고에서 총기 난사로 학생 4명을 숨지게 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힌 이선 크럼블리(18)의 모친이다. 범행 당시 15세였던 이선은 1급 살인 등 24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해 12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이 아들의 범행을 사실상 방조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미필적 고의(범죄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하는 것)에 의한 범죄라는 얘기다. 피고인 부부는 사건 나흘 전 아들 이선에게 이른 성탄 선물로 권총을 사 줬고, 이튿날 피고인은 이선을 사격장에 데려가 연습도 시켰다. 사건 당일엔 이선이 총에 맞아 피 흘리는 사람을 그린 뒤 ‘목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도와 달라’고 쓴 것을 확인한 담임 교사가 “이선을 집으로 데려가라”고 권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검찰은 피고인이 총을 적절히 보관하지 않는 중대 과실을 범한 데다, 자녀가 남을 해치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 부모의 법적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부모의 무관심 탓에 아들의 정신 문제가 서서히 악화했고, 결국 총기 참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형량 선고일은 4월 9일이다. 최대 징역 15년형까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의 부친 제임스 크럼블리(47)에 대한 평결은 다음 달 내려질 예정이다. 그는 권총을 보관한 침실 서랍을 잠그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릭 라인하트 일리노이주 레이크카운티 검사는 워싱턴포스트에 “자녀가 총기에 접근하도록 허용하고 자녀의 위험한 발언이나 행동을 인지한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사법 시스템이 있음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7월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에서 총을 마구 쏴 7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총격범의 부친을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논란 소지가 없진 않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부모 노릇은 예측하기 힘든 일의 연속이고 어떤 엄마도 완벽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에코 얀카 미국 미시간대 로스쿨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문제 있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도 면책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부모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슈워치 미시간주 쿨리 로스쿨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자녀에 의해 남을 해치는 도구로 쓰인다면 집에 있는 모든 것이 부모에게 법적 책임을 지우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사건 평결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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