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우려 끝에 HMM 매각 ‘무산’
산은·해진공 성급한 추진 비판
단기간 재매각 움직임 없을 듯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옛 현대상선)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결국 하림으로선 무리한 인수에 나선 탓이고, 매각 측은 인수대상자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성급히 추진한 때문이란 비판이 뒤따른다.
7일 매각 측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7주에 걸친 협상 동안 상호 신뢰하에 성실히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매각 측은 지난해 12월 하림이 HMM 인수 주체로 내세운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매각 대상은 매각 측이 가진 HMM 보통주 57.88%(3억9879만주)로, 매각 대금은 6조40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하림과 전날 자정까지 막바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장고 끝에 매각 무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림이 요구한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안, 재무적 투자자인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안 등이 협상 결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림 측은 이날 오전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 협상이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 간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림이 자신보다 큰 HMM 인수 시 이른바 ‘승자의 저주’나, 하림의 요구들에 관한 특혜 시비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인수해 종합물류기업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하림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번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HMM은 지분 57.9%를 보유하고 있는 산은과 해진공의 기존 관리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불확실한 해운업황과 영구채 문제 등으로 단기간에 재매각 추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2071711001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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