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사진첩] “내 공부는 내꺼, 니 공부는 니꺼”…만학도들의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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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청 별관 대강당에서 평생교육기관인 영등포 늘푸름학교 2023학년도 졸업식이 열렸다.
2023년 기준 139명이 재학 중인 늘푸름학교는 영등포구 성인문해교육센터의 초∙중등 학력인정 프로그램이다.
늘푸름학교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초등 141명, 중등 5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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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부는 내꺼 니 공부는 니꺼’, 함옥순
‘난 죽을 먹어도 괜찮았다.
자식들 입에 맛난거 들어가면 배불러지니
난 구멍 뚫린 신발도 괜찮았다
자식들 새운동화 신기면 내 발이 편해졌다
자식들 공부 시켜 박사 만들어
박사 모자 내머리에 씌워줘도
그건 내 모자가 아니더라
늘그막에 학교 나와
돌아서면 잊는 공부지만 내 공부 하고 나니
이제야 가슴에 따뜻한 온기 돌며 세상이 보인다
공부는 참 신기해
대리만족이 안돼’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청 별관 대강당에서 평생교육기관인 영등포 늘푸름학교 2023학년도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학사모를 쓰고 강당에 모여 앉은 7~80대 만학도들은 졸업식 내내 울고 웃기를 반복했다. 강당 벽면을 채운 졸업생들의 시화 작품 속에는 배움의 즐거움에 대한 각자의 개성 넘치는 표현이 담겨있었다.
초등 과정을 졸업한 한복순(86)씨는 “(졸업하니) 가슴이 찡하다. 초등학교 다니며 많이 기뻤다. 2학년 때는 시화전에서 상도 탔다”며 “대학까지 가려고 했는데 몸이 안 좋아져서 못 가게 돼 아쉽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중등 졸업장을 받은 이현숙(80)씨는 “어려울 때 태어나 공부를 못한 게 평생 마음에 걸렸는데 이렇게 졸업하니 너무 감사해서 뭐라 형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23년 기준 139명이 재학 중인 늘푸름학교는 영등포구 성인문해교육센터의 초∙중등 학력인정 프로그램이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 중학교 이하의 학력을 가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늘푸름학교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초등 141명, 중등 5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부터는 성인문해교육센터에서 고등학교 검정고시반도 운영하기 시작해 중등 졸업자 9명이 공부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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