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장거리 여행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주의하세요

권대익 2024. 2. 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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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는 어디를 가든 장시간의 이동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자동차나 기차, 버스, 비행기 등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부정맥 혈전증'이라는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행기나 자동차, 기차, 버스 등 어딘가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심부정맥 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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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주로 발생
지난해 설 명절 연휴에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이 귀성 차량들로 정체를 빚고 있는 모습. 뉴스1

설 연휴에는 어디를 가든 장시간의 이동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자동차나 기차, 버스, 비행기 등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부정맥 혈전증’이라는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흔히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비행기의 비좁은 이코노미석에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아 있는 승객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 정맥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서 혈전이 발생하고, 이 혈전이 다리 정맥 혈관을 막는 것을 말한다.

비행기나 자동차, 기차, 버스 등 어딘가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심부정맥 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 정맥의 혈류 속도가 떨어져 혈전이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종아리나 허벅지 정맥에서 발생한다.

변재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길거나 장시간 누워 있는 환자,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자, 임신부, 중년 남성, 흡연자 등이 고위험군”이라고 했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가 붓고 아프거나 저린 증상이 대표적이다. 증상은 대개 경미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면서 숨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흉통이 발생할 있다.

피부가 붉은색이나 파란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혈전이 폐 혈관을 막는 폐동맥 혈전색전증으로 악화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의 예방법은 간단하다. 혈액이 정체되거나 굳지 않도록 자세를 수시로 바꾸고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로 다리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자리에 앉아 있을 때 발목을 움직이거나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간단한 동작을 하는 것도 정체된 혈류를 풀어줄 수 있다.

변재호 교수는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자주 일어나 움직여주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혈관용 압박 스타킹 같은 적극적인 예방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최익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최익준 교수는 "장시간 운전할 때는 1~2시간마다 휴게소 등에 들러 잠깐이라도 일어나 걷는 게 좋다"며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혈액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심부정맥 혈전증 의심 증상]

-다리가 많이 붓고 저리다.

-가만히 있어도 다리 통증이 있다.

-다리 정맥이 튀어나와 보인다.

-다리에서 열이 나는 것 같다.

-발목을 위쪽으로 젖혔을 때 종아리 근육에 통증이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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