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 메카 ‘인천 송도’… 특화단지 유치 ‘도전장’
인천시, ‘최적의 입지’ 자신감… 공식 신청서 접수
산·학·연·병 네트워크 글로벌 바이오 인프라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과 육성·지원 전략 머리맞대
인천이 특화형 바이오 허브 생태계를 꾸려 전 세계 바이오 산업 주도에 앞장선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오는 29일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 공식 신청서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돌입한다. 이 같은 인천의 도전에는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바이오분야 앵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도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 으뜸 글로벌 바이오 허브도시’인 인천. 이제 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정부의 글로벌 바이오경제 선도국가 도약 정책을 적극적으로 견인,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진다. 편집자주
■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 도전…첨단의료복합단지도 추진
산업부는 지난해 6월 바이오 분야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했고, 같은해 12월에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를 시작했다. 시는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인천 전역을 아우르는 바이오 특화단지 육성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인천시 바이오관련 산·학·연·병 관계자 약 50명여명을 대상으로 ‘인천 바이오 포럼’ 운영도 본격화한다. 이 포럼은 다양한 산‧학‧연‧병 기관들이 좀 더 밀접하게 소통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시는 분기별로 포럼을 열고 인천의 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밀접하게 소통하도록 해 각 분야별 협업을 통한 산업 발전을 이뤄낼 예정이다.
특히 시는 오는 4월께 인천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계획을 마련, 보건복지부에 제안 설명 및 지정을 건의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종전 대구경북・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차별성을 둔 인천의 특화기술 기반으로 한다. 인천의 특화기술은 드라이랩 위주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항체-약품 중합체(ADC), 첨단바이오의약품 등이 있다. 앞서 시는 지난해 8월부터 관련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시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중앙 정부의 산업육성 전략이 지방을 중심으로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인천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제외다. 이 때문에 인천은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불리함과 정책적 불리함의 이중고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바이오 등 전략산업에 대해 수도권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차원에서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 송도 바이오 앵커기업도 맞손
시는 7일 송도 미추홀타워에서 이번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했다. 바이오 기업의 각종 의견을 듣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타 지역과 차별화한 산업육성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들 기업들은 인천이 바이오 특화단지의 최적지임에 공감하면서도 지정 이후의 실질적인 혜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현재 첨단전략산업법에는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거나 입주예정인 기업 뿐이다. 이로 인해 인천의 바이오 앵커기업들은 산단이 아닌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있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과 함께 외연 확대를 위한 추가 증설을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세제혜택 지원, 용수, 전력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시에 기업이 필요한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섬세한 정책설계를 요청했다. 이 같은 지원이 있어야 중소기업과의 공동기술개발, 바이오벤처 육성 등 생태계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제범 시 미래산업국장은 “송도의 핵심 바이오 4대 기업이 앵커기업으로서 바이오 기술 개발과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달라”며 “바이오 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인천 바이오 기업들 “바이오 특화단지는 인천이 최적지”
인천은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주변으로 100여 개의 산·학·연·병이 입주하여 명실상부 대한민국 으뜸 글로벌 바이오 허브도시의 위상을 갖고 있다. 산업부의 바이오 특화단지로 인천이 최적지인 이유다. 게다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를 주력으로 하는 인천 송도의 바이오 앵커기업이 보유한 기술은 산업부가 고시한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기술에 들어가 있다. 즉 인천이 정부의 산업육성 방향에 가장 부합하는 지역인 셈이다.
이 때문에 송도에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한 자부심과 함께, 인천이 가지는 바이오 산업에서의 특징적 위상 등을 높게 평가한다. 보관·운송 등 물류 비중이 크고 대형 글로벌 고객사와의 상시적인 교류가 많은 CDMO업종의 특성상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접근성이 좋고 물류 인프라가 풍부해 다른 대안없는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은 연세대·인하대·인천대 등 국내 대학뿐 아니라 인천글로벌캠퍼스(IGC)의 겐트대·유타대 등 바이오 분야 인재를 중점 육성하는 해외대학 캠퍼스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으로 꼽는다. 올해 말 완공하는 바이오인력양성센터에서 연 2천명의 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수준 높은 바이오분야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K-바이오랩허브 등 유망 바이오벤처를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가고는 있지만 아직 송도가 연구개발(R&D) 기반이나 다양한 규모의 공급망 기업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는 바이오 특화단지를 유치하면 R&D나 공급망까지 확보해 혁신적인 생태계가 이뤄져 국내 바이오 산업이 1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오 산업에 대한 지원이 지방균형발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며 “정책 자원을 여기저기 분산하지 말고 가장 잘하는 지역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첨단전략기술 육성인 만큼, 가장 성과가 많이 날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천의 바이오는 지금 어디까지
바이오 산업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기준 5천837억달러(717조원)다. 인천의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의 산업규모는 90조원 규모인데, 이중 바이오산업이 4조원(4.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연평균 17.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시는 오는 2030년까지 인천의 바이오산업 생산 목표를 20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인천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앵커기업을 비롯해 100여개 산‧학‧연 기관이 송도에 입주하고 있다.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바이오리액터 116만ℓ) 생산기지이다. 최근 5년 간 국내 의약품 수출의 66.7%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기업들의 연관성을 높여 바이오산업의 밸류체인 모델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제약·화이트·뷰티 등 3분야의 바이오산업에 대해 인력양성·창업·밸류체인·네트워크 등 4가지 방향에서의 역량 강화에 애쓰고 있다. 인재양성을 지원하기 위해서 K-NIBRT(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에서 해마다 2천여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복지부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구축 사업에 공모해 메인캠퍼스를 유치, 올해 건축 및 장비설치 공사를 벌인다.
시는 또 창업 지원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 의약바이오 분야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K-바이오 랩허브’도 유치했다. 여기에 초기 바이오 분야 창업 기업 육성의 적극적인 마중물을 마련하려 혁신펀드(빅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밸류체인 인프라 강화를 위해 바이오 의약품 원부자재의 국산화 및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공급 및 표준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중소기업-학교-연구기관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네트워킹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 바이오 플라스틱 컨퍼런스,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촉진 간담회, 바이오‧제약 인천 글로벌 콘펙스 행사를 개최 하는 등 소통과 협력강화를 위해 지원했다.
■ 인천의 앞으로의 바이오 산업 정책 방향
시는 인천의 밸류체인 인프라 강화를 위해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상용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내년이면 끝난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사업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위해 연구·개발부터 시험·인증, 수요·공급기업간 연계 사업화, 판로 개척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한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센터가 필요하다.
특히 기후변화 이슈와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 고갈 등 수많은 난제 해결 대안으로 화이트바이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화이트바이오 산업 시장은 연평균 10.1%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약 5천609억달러(722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화이트바이오 산업의 총부가가치 비중은 레드바이오(의약·의료) 및 그린바이오(식품·농업·자원) 분야보다 높은 39%를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생태계가 날로 커지는데도 국내 관련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화이트바이오 산업 전반의 발전을 가속할 수 있는 정책과 재정지원, 실용화를 위한 규제완화 등 지원이 시급하다.
앞서 시는 전국 최초로 ‘화이트 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해 바이오 플라스틱 지원센터 구축 등 사업 추진과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의 공급 촉진을 위한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다.
인천의 화장품 제조기업수는 470여개곳으로 서울, 경기 다음으로 많다. 수출액도 지난 2022년 기준 20억달러를 수출해 인천 지역 수출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등에 이어 5번째로 많다.
하지만 이 수출액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코로나 정책 및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지난 2021년보다 7.5% 감소한 수치이다. 지난해 7월 기준 수출액은 2022년 7월과 비교해 20.6% 감소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관광 활성화, 동남아 한류 확대와 맞물려 뷰티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판매처 다변화를 목표로 정하고 종전 지원 사업들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 관계자는 “국내외 판로개척사업의 지원기업수를 종전 40개사에서 119개사로 대폭 확대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뷰티산업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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