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오늘 조기대선…'세습독재' 알리예프 5연임 확실시

김성식 기자 2024. 2. 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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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해 연안국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이 7일(현지시간) 조기 대선을 치른다.

알리예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돌연 자국 선거관리위원회에 2025년 4월 대선을 이날로 앞당기라고 지시한 결과다.

이에 대해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제르바이잔 역사상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국가 전역에서 대선이 열리게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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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후보 6명, 대통령 찬양 일색…국민전선당 대표는 출마 보이콧
선거 앞두고 언론인 무더기 체포…아르메니아인 강제 이주하기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유라시아 경제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3.5.2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카스피해 연안국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이 7일(현지시간) 조기 대선을 치른다. 아버지의 뒤를 이은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의 5선 연임이 확실시된다. 야당과 언론이 사실상 부재한 데다 야권 후보자들도 일제히 어용(御用)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에선 이날 예정보다 1년 먼저 대선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알리예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돌연 자국 선거관리위원회에 2025년 4월 대선을 이날로 앞당기라고 지시한 결과다. 조기 대선 필요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설명은 전무했다.

급조된 대선에 나선 6명의 야권 후보들은 선거운동 기간 일제히 현직 대통령을 찬양하기 바빴다. 푸아드 알리예프는 알리예프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 국민들에게 한 모든 약속을 지켰다"고 두둔했다. 다른 후보들도 그를 '위대한 정치가' '승리한 총사령관'으로 추켜세웠다. 각 후보들의 신상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아제르바이잔에서 그나마 야당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는 국민전선당 알리 카림리 대표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대선 출마를 거부했다. 그는 "모든 기본권이 침해당하고 있으며 야당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 데다 집회의 자유가 제한되고 언론이 정부 탄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제르바이잔 사법당국은 최근 몇달 간 독립적인 언론매체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 왔다.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한 언론인을 무더기로 체포한 게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국제앰네스티는 "개인의 권리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시민 사회와 법치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이라고 직격했다.

개표 결과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7시(한국시각 8일 오전 0시) 발표될 예정이다. 싱크탱크인 코카서스 전략국제연구센터(CCSI)의 기아 노디아 연구원은 이날 AFP에 "아제르바이잔 대선 결과는 이미 알려져 있다. 알리예프가 승리한다"며 "조금의 경쟁 조짐이나 긴장이 전혀 없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이렇게 되면 알리예프 대통령은 2003년 이후 21년 내리 5선에 성공하는 것이다. 아버지인 헤이다르 알리예프 전 대통령(1993~2003년 재임)의 뒤를 이은 알리예프 대통령은 2009년 헌법을 개정해 '3선 금지' 조항을 폐지한 데 이어 2016년 추가 개헌으로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했다. 2017년에는 자신의 부인을 부통령직에 임명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의 5선으로 아르메니아와의 분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지난해 9월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10만 명에 달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을 아르메니아로 강제 이주했다. 이에 대해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제르바이잔 역사상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국가 전역에서 대선이 열리게 됐다"고 자평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지만 주민 대다수가 아르메니아인들이며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주민들은 '아르차흐 공화국'이란 친(親)아르메니아 미승인 국가를 수립하는 등 분리 독립을 요구해 왔다. 아르메니아도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아제르바이잔과 마찰을 빚었다.

분리독립 여론이 고조되자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지난해 2월 아르메니아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잇는 유일한 육로인 '라친 회랑'에 검문소를 설치, 봉쇄 수순에 들어가면서 2020년 체결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가 중재에 나섰지만 지난해 10월 알리예프 대통령은 관련 협상을 결렬했다.

지난해 9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젠이 분쟁 중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차량이 도로에 줄지어 선 모습. 차량 위에는 의자 등 집안 살림이 잔뜩 실려 있다. 2023.09.2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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