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현-총민 형제, 올림픽 향해 첫 호흡

강호철 기자 2024. 2. 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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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폴란드에서 개막하는 남자아이스하키 2026동계올림픽 3차 예선에는 이총현(오른쪽)-총민 형제가 함께 얼음판을 누빈다. 출국을 앞둔 두 형제가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함께 각오를 다지는 모습. / 장련성 기자

한국 남자아이스하키에는 그동안 김기성-상욱, 신상우-상훈 등 걸출한 형제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오는 9일 폴란드 소스노비에츠에서 시작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차 예선에는 이총현(28·대한아이스하키협회), 이총민(25·HL안양)이 형제 국가대표 선수로 같은 무대에 선다.

두 형제는 연세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큰형 이총재(30)와 함께 삼형제가 거의 동시에 스틱을 잡았고, 어머니가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최경희 씨란 점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아이스하키가 재미있어서 당시 집이 있던 인천에서 서울 목동링크까지 와서 빙판을 누볐다. 어머니의 스포츠DNA를 물려 받은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총현-총민 형제는 국내에서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고 캐나다, 핀란드, 미국, 러시아, 스웨덴 등 해외에서 아이스하키 조기 유학을 다녀왔다는 게 앞선 두 선배 형제 선수들과는 다르다. 이총현은 고교 1학년 때 러시아리그 드래프트 지명을 받아 주목받았고, 2015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16년엔 유로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 이번 대회 상대이기도 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골 맛을 보기도 했다. 이총현은 HL안양에서 뛰다 대명으로 이적했고, 팀이 없어진 뒤에는 병역 의무를 마쳤다. 현재는 팀을 구하지 못해 협회 소속 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동생 이총민 역시 많은 해외 경험을 했다. 중3 때 캐나다 유학을 갔고, 국내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 대학 1부 리그 소속인 알래스카-앵커리지대에 스카우트되기도 했다. 코로나로 팀이 없어지는 바람에 아쉽게 미국 도전 기회를 놓친 이총민은 지난해 HL안양에 입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리그 2023-24시즌에서 13골15어시스트, 28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공동 1위, 공격포인트(어시스트 포함한 수치)는 팀 내 2위이며, 아시아리그 전체로 봐도 득점 4위, 어시스트 8위, 공격포인트 6위에 올라있을 만큼 존재감이 뚜렷하다.

둘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다. 이총현은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을 통한 슛이 장점이고, 이총민은 스피드와 돌파력이 주무기다. 어렸을 때부터 스틱 한 가족으로 뛰어온 이들이지만 형제가 한 팀에서 뛰어본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 예선이 이들에겐 더욱 특별하고 중요하다. 특히 이총현은 이번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수술 등으로 인한 긴 공백에 대한 주위의 우려를 씻어내는 게 중요하다. 동생 이총민은 “형하고 같이 뛸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 이번 대표팀이 매우 특별하다”며 “한국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최종 예선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 형제가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 랭킹 21위인 한국 대표팀이 3차 예선에서 승부를 겨룰 팀은 개최국인 폴란드(22위), 우크라이나(27위) 에스토니아(28위). 여기서 1위를 한 팀만 최종예선 무대에 오를 수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차 예선

참가국:한국(21위) 폴란드(22위) 우크라이나(27위) 에스토니아(28위)

1차전 한국-우크라이나 (2월9일 오전4시)

2차전 한국-에스토니아 (2월10일 오전 0시30분)

3차전 한국-폴란드 (2월12일 오전 4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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