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가 바로 눈 앞에···‘비전 프로’ 출시에 들뜬 VR 스타트업

비전 프로 출시에 VR 콘텐츠 시장 선점 나선 스타트업
애플, 2일 북미 출시했지만 아직 킬러 콘텐츠 부재
K팝·K게임 등 몰입도 높아···수요 많을 것으로 기대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에서 한 이용자가 애플의 비전 프로를 체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전 세계 얼리어답터의 관심을 모은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출시되면서 국내 가상현실(VR) 스타트업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아직 킬러 콘텐츠가 부재한 만큼 공연·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7일 외신 및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비전 프로를 본격 출시했다. 북미 지역 애플스토어 전 매장에서 이용자들이 비전 프로를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비전 프로 출시는 지난해 6월 애플이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처음 공개한 이후 8개월 만이다. 아이폰 혁명을 이끈 애플이 2015년 워치 제품을 선보인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신(新) 제품인 만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도 비전 프로를 통해 콘텐츠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메타(옛 페이스북)가 2016년부터 ‘오큘러스’와 ‘퀘스트3’ 등 VR 헤드셋을 먼저 선보인 후 애플이라는 빅테크 기업이 시장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VR게임을 제작하는 스타트업 관계자는 “여전히 VR 콘텐츠 시장은 초기 단계”라며 “헤드셋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잘 개발하면 국내 기업도 시장에서 충분히 입지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흥행이 예상되는 분야는 K팝 콘텐츠다. K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콘서트 현장에 있는 것처럼 공연을 즐길 수 있어서다. VR 콘서트 제작 스타트업 ‘어메이즈VR’은 비전 프로용 ‘어메이즈VR 콘서트’ 애플리케이션을 최근 출시했다. 이 앱은 애플이 공식 뉴스룸을 통해 비전 프로로 즐길 수 있는 앱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어메이즈VR은 이미 SM엔터테인먼트, 워너레코드, 소니뮤직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에스파, 카이, 메건 더 스탤리언 등 여러 장르에서 공연 콘텐츠를 만든 바 있다.

어메이즈VR이 지난 해 제작했던 에스파 VR 홍보물 / 사진 제공=어메이즈VR

몰입도가 배가된 VR 게임도 비전 프로를 통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드브릭은 현실세계와 같은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만든다. 이 스타트업의 게임 플랫폼을 체험한 전 세계 이용자는 지난 5일 100만 명을 넘어섰다. 레드브릭 관계자는 “비전 프로 덕에 게임 소비층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VR 기기는 게임은 물론 현실도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비전 프로를 가리켜 ‘최초의 공간 컴퓨터’라고 정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현실을 확장한 XR 콘텐츠도 비전 프로에서 소비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눈여겨본 스타트업 이매지니어스는 그동안 제작해온 XR 콘텐츠를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비전 프로용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아울러 스타트업 리빌더에이아이는 스마트폰만으로도 3D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스마트폰으로 주변 사물이나 공간을 촬영하면 피사체를 3D 콘텐츠로 빠르게 변환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메타버스 열풍이 불었다가 한동안 주춤했었다”면서 “비전 프로 출시를 계기로 VR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