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설 연휴 미술 관람하며 따뜻하게 즐겨볼까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민족의 대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처럼 맞는 연휴지만 나들이하기 쉽지 않은 날씨다. 설연휴기간에도 서울의 경우 아침 최저기온 섭씨 영하 3∼4도의 추운 날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방구석에만 앉아 있을수는 없다. 설 연휴 기간 전관을 무료 개방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등을 찾으면 문화 감성을 온 몸에 채우며 따뜻하게 연휴를 보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경복궁, 인사동, 북촌한옥마을 등 서울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방문하기 좋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유일의 국가 현대 미술관으로,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하여 반세기의 역사를 거치며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는 8개의 전시장과 교육시설, 도서 아카이브, 식당과 카페까지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장을 연결하는 게이트와 뒤편의 언덕, 보물 제2151호로 지정된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까지 거닐며 사색에 잠기거나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샵에는 전시와 밀접한 기념품을 판매한다. 다양한 종류의 엽서부터 텀블러, 가방과 포스터 등 현재 전시 중인 작품을 모티브로 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관람했던 전시를 추억할 수 있게 해준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한국 근대미술을 품은 고궁 속 미술관으로 예술뿐만 아니라 근대 건축양식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덕수궁관이 자리한 덕수궁 석조전 서관은 1938년에 완공된 우리나라 근대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건물로서 4개의 전시실과 휴게공간, 아트숍 등을 갖추고 있다.
덕수궁관은 앞마당의 분수와 덕수궁의 여러 건물이 어우러진 가운데 자리해 근대의 현장에 들어가 현대의 미술을 감상하는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술관 건너편의 중화전에서 사진을 찍으면 미술관과 연못을 배경삼아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덕수궁 길을 따라 경사진 언덕을 끼고 오르면 수목이 어우러진 야외 뜰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미술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의 전면부와 현대식 건물의 후면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여럿이 만드는 미래, 모두가 연결된 미술관을 주제로 익숙함과 낯섦이 함께 공존하는 서울에서 누구나 친근하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유기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밝고 화사한 실내공간은 로비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나무 계단을 통해 건물의 전면부와 유리로 이어지는 실내공간의 독특한 멋을 느낄 수 있다. 충분한 자연광이 들어오는 밝은 실내가 서울에서 흔치 않은 사진 촬영 명소가 되어준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부족한 서울 동북부 지역에 건립돼 문화의 샘 역할을 하고 있다. 넓은 앞마당과 여유로운 공간은 도심 속 휴식과 문화 충전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줘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다. 지하 1층에 어린이갤러리는 3개 층을 수직으로 개방하여 천장 높이가 17m에 달하는 열린 공간으로 아이들의 관람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내에서의 다양한 교육과 공공 프로그램, 미술사 강의 등이 진행되어 어린이를 위한 체험형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광화문광장과 연결돼 교통의 요지에 있으면서도 공연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시부터 최신의 전시까지 다양한 문화적 충전이 가능해 온 가족이 찾기 좋다.
2월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중 하나인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어 버전이 관객을 찾아온다. 빅토르 위고의 고전을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선율을 보여주는 이 공연은 뮤지컬이 구사할 수 있는 여러 장치와 상상력에 세종문화회관의 기술적 구현이 더해져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지하에는 세종, 충무공 이야기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거대한 거북선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고, 3면 영상과 움직이는 의자까지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거북선 모형과 한글 배지 만들기, 붓글씨 체험도 진행한다. 공연장에서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여러 종류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세종라운지가 조성돼 있다.
최현태 선임기자, 사진=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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