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 톱10 밀렸던 김하성, MLB 톱100은 뚫었다…88위 진입, FA 최대어보다 높다

신원철 기자 2024. 2. 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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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B 톱100 플레이어 랭킹에 88위로 이름을 올린 김하성.
▲ 샌디에이고 2루수 김하성.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메이저리그 2루수 톱10 예상 순위에서는 빠졌던 김하성이 전 선수를 대상으로 한 톱100 플레이어 순위에는 이름을 올렸다. 전체 88위로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4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FA 3루수 맷 채프먼보다 한 단계 위에 올랐다.

MLB네트워크는 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100명을 선정하는 '톱100 플레이어' 랭킹을 소개했다. 김하성은 이 순위에서 88위에 등장한다. 지난해 같은 순위에서는 10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메이저리그 3년째 시즌을 보내며 공격과 수비 모두 크게 발전한 덕분에 이번에는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모든 포지션 전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랭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0마일 타구와 100마일 송구가 가능한 5툴 플레이어 엘리 데 라 크루스(신시내티 레즈, 100위)나 트레이드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선발투수 딜런 시즈(시카고 화이트삭스, 92위), FA 내야수 최대어로 꼽히는 채프먼(전 토론토 블루제이스, 89위)보다도 높은 순위다.

김하성 위쪽으로 순위표 가까운 곳에는 FA 시장에서 거취가 주목받고 있는 JD 마르티네스(전 LA 다저스, 85위)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84위)나 윌슨 콘트레라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82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톱100 플레이어 81~100위 내야수

100위 - 엘리 데 라 크루스(신시내티 3루수)

99위 - 맷 맥클레인(신시내티 유격수)

98위 - 내대니얼 로(텍사스 1루수)

97위 - 트리스탄 카사스(보스턴 1루수)

96위 - 조시 네일러(클리블랜드 1루수)

95위 - 로이스 루이스(미네소타 3루수)

89위 - 맷 채프먼(FA, 3루수)

88위 - 김하성(샌디에이고 2루수)

▲ FA 시장에서의 대우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김하성은 앞서 MLB네트워크가 선정한 포지션별 톱10 랭킹에서는 열 손가락 안에 들지 못했다. '슈레더 프로젝션'이라는 고유의 성적 예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정한 순위인데, 김하성은 상당수 전문가들의 톱10으로 꼽았는데도 정작 슈레더 프로젝션의 선택은 받지 못했다. 순위 선정에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특히 2루수의 경우 논란이 컸다.

당시 마이크 페트리엘로 기자가 6위, 사라 랭스 기자가 8위, 빈스 제나로 기자가 8위에 김하성을 올렸다. 팬 투표에서도 8위에 올랐다. 2루수 위치에서 톱5급은 아니어도, 10위권 안에는 드는 선수라는 인정을 받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성적 예측 시스템의 결론은 달랐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3년만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152경기 17홈런 38도루 60타점 84득점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2루수와 유틸리티 2개 부문 톱3에 포함된 김하성은 유틸리티에서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팬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성적 예측 시스템은 그를 외면했다.

▲ 김하성은 2025년 FA 시장에서 유격수 최대어로 손꼽히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포지션이 유틸리티인 점이 영향을 끼쳤을까. 김하성은 지난해 샌디에이고 내야에 빈자리가 생기면 언제라도 채워준 만능 열쇠였다. 2루수로 가장 많은 106경기 856⅔이닝을 책임졌고, 3루수로 32경기 253⅓이닝과 유격수로 153⅓이닝을 더해 모두 1263⅓이닝을 출전했다.

뛰어난 수비가 가장 돋보였지만 다른 면에서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김하성은 4.4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야수 중 31위에 오르는 호성적을 거뒀고, 2루수 부문에서는 무키 베츠(8.3), 마커스 시미언(6.3), 니코 호너(4.7)에 이은 4위를 기록하며 단번에 정상급 2루수로 올라섰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는 김하성의 WAR을 5.8로 측정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김하성의 이름이 베츠,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과 함께 최상위권에 있었는데 막판 힘이 떨어지면서 순위권에서는 벗어났다. 그래도 5.8이면 올스타급의 대단한 성적이다.

사실 이때는 김하성도 김하성이지만 오지 알비스(애틀랜타)조차 랭킹에 들지 못한 점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알비스는 지난해 타율 0.280과 OPS 0.849, 33홈런 109타점을 기록했다. 빅리그 2년차에 필라델피아 필리스 주전 2루수를 꿰찬 브라이슨 스탓도 팬들이 의외로 생각한 '톱10 탈락자'였다. 스탓은 지난해 타율 0.280과 15홈런으로 2년차 징크스 없이 오히려 데뷔 시즌보다 성큼 성장했다.

슈레더 프로젝션이 꼽은 2루수 랭킹 1위는 우익수에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는 무키 베츠(LA 다저스)의 몫이었다. 베츠는 지난해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 1위를 차지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고 2루수 경쟁 구도를 순식간에 뒤흔드는 강력한 메기가 등장한 셈이다.

베츠 뒤로는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위,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레인저스)이 3위에 올랐다. 4위는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 5위는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6위는 맷 맥클레인(신시내티), 7위는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 8위는 에두아르도 줄리엔(미네소타), 9위는 잭 겔로프(오클랜드), 10위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였다. 과거의 성적과 나이를 토대로 올해 결과를 내놓는 것이 예측 시스템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인데, 김하성과 알비스, 스탓은 어째서인지 여기서 10위권에 포함되지 못했다.

▲ 톱100 플레이어 영상에 소개된 김하성의 호수비와 데뷔 첫 그랜드슬램.
▲ 톱100 플레이어 영상에 소개된 김하성의 호수비와 데뷔 첫 그랜드슬램.

그러나 김하성은 톱100 랭킹에는 이름을 올리면서 최고의 2루수 순위에서 밀려난 아쉬움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팬들이라면 익숙할 이름들 사이에 김하성이 포함됐다. '톱100 88위' 김하성을 소개하는 영상에는 지난해 보여준 호수비와 함께 8월 22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서 터트린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 포함됐다. 이 만루포는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300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해 캠프 합류에 앞서 비시즌 훈련을 하고 있다. 3년차 커리어 하이 시즌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시즌을 보내겠다는 굳은 각오가 엿보인다.

20일 출국 인터뷰에서는 "전에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올 시즌이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예정보다 더 일찍 들어가서 훈련하려고 나왔다. 준비를 잘 한만큼 올 시즌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직 타격에도 의문점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시즌 때 열심히 노력했다. 지금도 LA로 가서 개인 타격 코치와 훈련을 진행할 생각이다. 작년보다 올해가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목표는 장타력 강화다. 그동안 함께 훈련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던 최원재 코치와 이번 겨울도 함께 보낸다. 김하성은 "작년에도 장타율을 조금 더 높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내가 생각한 정도의 수치가 안나왔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고 벌크업을 했다. 올해는 내가 원하는 장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도 열심히 운동하겠다"며 "올해도 최원재 코치와 함께 운동하기 위해 LA로 가는 거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예정보다 일찍 출국하는 거다. LA에서 한 20일 정도 스케줄을 소화할 것 같다. 그때 정말 잘 만들어야 한다. 올해는 초반에 서울에서 개막시리즈를 하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성 ⓒ연합뉴스

톱100 선정이 아니라도, 김하성은 최근 메이저리그 소식을 다루는 언론에 자주 이름이 등장하는 '인기스타'가 됐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만큼 선수단 연봉 지출을 아끼는 방향으로 선회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예상이 자주 나오고 있다. FA로 시장에 나오면 총액 기준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따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김하성은 이런 세간의 기대 섞인 예상에 대해 "나도 1억 달러 이상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평가에 대해서는 감사하다.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동기부여가 된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트레이드 설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 김하성은 열정적인 플레이로 샌디에이고 팬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

한편 김하성은 출국에 앞서 다음달 열릴 서울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는 다음달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한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공식경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이 경기가 김하성에게 익숙한 홈구장 고척돔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와 개막전에 앞서 17일 팀 코리아, 18일 LG 트윈스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 연습경기

3월 17일 오후 12시 키움 vs 다저스

3월 17일 오후 7시 팀 코리아 vs 샌디에이고

3월 18일 오후 12시 LG vs 샌디에이고

3월 18일 오후 7시 팀 코리아 vs 다저스

#메이저리그 개막 서울 시리즈

3월 20일 오후 7시 5분 다저스 vs 샌디에이고

3월 21일 오후 7시 5분 샌디에이고 vs 다저스

▲ 김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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