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통신’ 스테이지엑스, 파격 요금제 예고···자금 조달 ‘베일’
5세대(G) 이동통신 ‘28㎓ 대역’을 낙찰받아 제4 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내년 상반기 전국망 통신 서비스 개시를 추진한다. 또 기존 통신사보다 빠른 28㎓ 5G 서비스로 알뜰폰 사업과 연계해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했다.
다만 스테이지엑스는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법과 주요 투자사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아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풀지 못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해 2분기 내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서비스 구축을 시작해 2025년 상반기 전국망 통신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네 번째 통신사가 아닌, 통신을 혁신하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통해 신규 법인으로 설립한 곳으로 지난달 4301억원에 28㎓ 대역 주파수를 정부로부터 할당받았다. 시장에선 낙찰가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 대표는 재무 건전성 논란에 대해 “주파수 할당 대가는 올해 중 10%를 납부하면 되고, (나머지도) 준비한 자금으로 납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초기 자본 4000억원을 준비했고 내년 서비스 출시 전까지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추진하기 위해 투자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회사는 28㎓ 주파수 대역 낙찰가 4301억원에 더해, 네트워크 공동 이용(로밍)을 위한 코어망 구축에 약 1827억원을 투자한다.
서 대표는 “(다른 이동통신사의 18분의 1 수준인) 6128억원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며 “절감한 비용은 연구개발과 28㎓ 혁신 서비스에 재투자해 기술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특히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는 코어망 전체를 클라우드로 가상화하고, 망 관리부터 고객 응대까지 인공지능(AI)에 맡겨 요금 인하와 수익성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기 위한 작업도 서두른다. 스테이지파이브가 운영 중인 알뜰폰 플랫폼 ‘핀다이렉트’를 제4 이통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로 개편, AI를 도입해 대리점 운영 같은 오프라인 유통비를 없애고 요금제 가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소비자들은 왜 이렇게 많은 요금제가 있는지, 왜 단말기를 저렴하게 사기 위해 많은 곳을 다녀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소비자 관점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미 지역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의 28㎓ 지원 단말기를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하고, 대만의 아이폰 제조사인 폭스콘과 스테이지엑스 전용 단말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는 28㎓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없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와 협업도 이어간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알뜰폰 회사인 스테이지파이브가 이끌고 있다. 서 대표는 “카카오와는 여전히 투자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마케팅 등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에 서 대표는 서비스 개시 3년 이내 매출 1조원, 흑자 전환이라는 목표를 함께 제시했다.
나아가 중저대역 주파수 추가 확보에 대해 서 대표는 “지금 당장은 28㎓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며 “어떤 주파수가 맞을지는 6세대(G) 이동통신에 어떤 주파수가 도움이 될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제4 이통사에게 ‘단기 경쟁력’ 확보를 전제로 이른바 ‘황금 주파수’로 꼽히는 1∼6㎓ 사이 중대역 할당까지 시사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베일에 쌓인 주요 투자사와 자금 조달 계획, 구체적인 요금제 방안, 인력 충원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서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사업계획과 관련된 세부 사항은 향후 설명회를 열고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설명회를 열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신규 사업자가 통신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로밍과 단말기 조달 등의 방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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