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이상한 마약사범 탄원서...알고보니 챗GPT로 조작

이현승 기자 2024. 2. 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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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마약사범 김모씨가 제출한 탄원서를 본 정기훈(사법연수원 44기) 서울중앙지검 공판제2부 검사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수사결과 이 탄원서는 김씨의 부탁을 받아 지인이 챗GPT로 만든 탄원서였다.

김씨는 체육회와 관련한 공익활동을 한 적이 없었고 탄원서 명의자는 김씨와 일면식이 없었다.

다음달 김씨는 보석 석방을 위해 가족, 지인 명의의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 챗GPT로 조작한 서류가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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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던 당내 불미스러운 일조차 정의라는 명목으로 홀로 싸우기도 하고…”

작년 11월 마약사범 김모씨가 제출한 탄원서를 본 정기훈(사법연수원 44기) 서울중앙지검 공판제2부 검사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 고양시 체육회 팀장 명의로 작성된 이 탄원서는 전반적으로 번역문처럼 어색했다. 게다가 김씨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인 언급없이 그저 그에 대한 칭찬 일색으로 가득했다.

마약사범 김모씨가 작년 11월 검찰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은 챗GPT로 조작된 것이다. / 대검찰청 제공

수사결과 이 탄원서는 김씨의 부탁을 받아 지인이 챗GPT로 만든 탄원서였다. 지인은 챗GPT에 ‘고양시 체육회, 공익활동, 당내 경선 문제 해결’ 등의 키워드를 넣어 탄원서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체육회와 관련한 공익활동을 한 적이 없었고 탄원서 명의자는 김씨와 일면식이 없었다.

김씨는 작년 2월 필로폰을 2회 투약하고 임시마약류를 소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같은해 10월 법원이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 구속했다. 다음달 김씨는 보석 석방을 위해 가족, 지인 명의의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 챗GPT로 조작한 서류가 포함돼 있었다. 검찰은 지난 1일 김씨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추가 기소했다.

전 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돌풍을 일으킨 챗GPT로 조작된 탄원서가 형사 재판에 제출된 것을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찰청은 작년 10월 전국 검찰청에 수사·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계약서·합의서·탄원서 등 증거자료의 진정성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으면 진위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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