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종근당·한미·대웅, 신약 판매 실적 날았다

강민성 2024. 2. 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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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영업익 57.6%나 증가
종근당, 유전병 치료 기술이전 효과
녹십자는 매출·영업익 '역성장'
국대 5대 제약사, 연도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현황(단위: 백만원)

국내 대형 제약사 5곳 중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4곳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 중 종근당은 하반기 기술수출 효과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GC녹십자는 독감백신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 순위가 한 단계 밀려 종근당에 2위 자리를 내줬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C녹십자를 제외한 4대 대형 제약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모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589억원으로 2022년 1조7758억원에서 4.7% 늘었다. 영업이익은 567억원으로 57.6%나 증가했다. 전문의약품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가 재작년보다 53.7% 증가한 84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은 24% 증가한 8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반의약품 중에선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이 지난해 332억원의 매출을 내며 재작년보다 11% 성장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렉라자(성분명:레이저티닙)를 중심으로 연 매출 2조에 도전한다. 제약업계는 렉라자가 올해부터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이 가능해져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희소 난치성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KD-510'을 1조7000억원대에 기술이전한 데 따른 계약금 수령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향상됐다. 기술이전에 따라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8000만 달러(약 1061억원)였다. 기술이전과 주요 품목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6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었고, 영업이익도 2465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GC녹십자는 빅5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성장해 매출 2위 자리를 종근당에 내줬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6266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보다 4.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재작년보다 57.6% 감소한 344억원을 기록했다. GC녹십자는 매출 감소 원인에 대해 "혈액제제 혈장가 상승으로 인해 원가율이 높아져고, 희귀질환 치료제 중심의 R&D 투자 증가와 고마진 헌터라제 판매부진에 따라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와 종근당의 매출 순위는 올해 또다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GC녹십자는 하반기 알리글로 미국시장 진출과 인도네시아 플랜트 기술 수출, CMO(위탁생산) 등 신규 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이 기대된다. 반면, 종근당은 연간 매출이 1375억원에 달한 HK이노엔의 '케이캡' 판매가 끝나고 R&D 비용이 늘어 역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빅5 제약사 중 매출 4위를 기록한 한미약품은 기술수출에 따른 수입과 기존 제품의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연결기준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을 올렸다. 이번 실적 증가는 미국 MSD에 기술 수출한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라 유입된 마일스톤과, 자체 개발한 개량·복합신약의 성장 덕분이었다. 한미약품은 원외처방 부문에서 전년 대비 10% 성장하며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1위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확산으로 '이안핑' '이탄징' 등 호흡기 의약품 매출이 급증하며 지난해 39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3753억원, 영업이익 1226억원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8725억원으로, 그 중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로 약 72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1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약 80%가 수출을 통해 올린 매출이다. 아울러 지난해 약 1조36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영업이익률이 11%로 크게 높아졌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엔블로, 나보타 등 3대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1품1조(1제품 1조원 매출)' 비전을 이룬다는 목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 판매 증가와 기술수출 성공이란 두 축을 바탕으로 지난해 주요 제약사들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R&D 투자와 기술수출 성과에 따라 매출 순위가 뒤바뀌며 실적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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