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55억, 현장직불 568억… 태영건설, 지난해 12월분 협력업체 대금 가까스로 해소

"매월 현장 임금체불 여부 전수 조사할 것"

재무 건전성 악화로 지난달 워크아웃을 개시한 태영건설이 임금 체불로 공사가 중지된 현장에 대한 대금 지급을 완료했다. /사진=태영건설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말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일부 현장에서 임금 미지급 문제가 불거졌다.

임금을 받지 못해 출근을 거부한 노동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민주노총 건설지부까지 피해 호소에 나서자 태영건설은 밀린 임금을 우선지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태영건설에 따르면 현장 노무비 체불이 없도록 하기 위해 설 명절에 앞서 지급하기로 한 2023년 12월 분 협력업체 대금을 모두 해소했다.

지난달 31일 현장 근로자들에게 지급될 노임성 공종에 해당하는 협력업체 대금 600억원과 현장직불 방식의 988억원이 각각 지급됐다. 현장직불이란 시공사인 태영건설 대신 발주처(시행사)가 하도급사인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직접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날 협력업체에 현금 55억원과 현장직불 568억원 지급이 추가로 이뤄졌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임금체불 방지를 위해 앞으로도 매월 기성 마감 후 협력업체를 전수 조사해 임금체불이 예상되거나 운영이 어려운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며 "최근 주로 PF사업장에서 임금체불 문제가 발생했던 만큼 협력업체에 대한 원활한 공사대금 지급을 위해 PF사업장별로 대주단·시행사와 현장직불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최근 임금 체불 문제로도 몸살을 앓았다. 지난달 19일 대구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50여명의 노동자들은 작업을 중단했다. 서울 동대문구 용답동과 중랑구 상봉동 현장의 노동자들도 억 단위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조사 결과 태영건설 하도급 공사를 수행한 71개사 104개 사업장 가운데 14개의 현장에서 대금 미지급이 발생했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이 60일에서 90일로 늘어나는 등 대금지급기일이 바뀌거나 현금 대신 어음, 외담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결제 방식이 변경되는 등 응답 현장의 88%에서 직·간접적 피해가 보고된 바 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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