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최다이닝 두산 김명신, 그가 ‘시즌 30이닝’이 목표라고 말하는 이유

심진용 기자 2024. 2. 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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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명신. 정지윤 선임기자



두산 김명신(31)은 명실상부 팀 불펜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2022시즌 79.2이닝에 이어 지난해에도 79이닝을 던졌다. 두 시즌 연속 팀내 불펜 최다이닝을 소화했다.

김명신은 호주 시드니 1군 스프링캠프가 아니라 일본 미야코지마 퓨처스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간 고생한 만큼 좀 더 여유 있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라는 배려다. 지난해 신인 지명을 받아 미야코지마에서 함께 훈련 하는 막내 투수 남율(20)과는 띠동갑 가까이 나이 차가 난다.

호주 전훈 욕심이 없지는 않았다. 김명신은 “1월 초부터 캐치볼을 시작했는데, 막상 공을 던져보니까 ‘호주 가도 괜찮겠는데’ 싶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치들이 그를 말렸다. 그만큼 고생도 많이 했고, 팀내 중요성도 커졌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김명신은 평균 자책점 3.65에 24홀드를 기록했다. 세부 지표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2021시즌(10홀드)에 비해 홀드 숫자가 2배 이상 늘었다. 팀이 앞서는 상황, 중요한 상황에 많이 등판했다는 방증이다. 김명신은 “2021년(67이닝)이나 2022년에는 던지기는 많이 던져도 팀의 승패에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다”면서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는 팀 승리를 위해 중요한 상황에 더 많이 나가고 있다고 체감했다”고 말했다. 김명신은 이승엽 신임 감독의 확실한 신뢰를 얻었고, 주어진 기회에 제대로 부응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도 늘었다. 김명신은 2021시즌 새로 장착한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성적을 많이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포크볼은 2021년만 못했다. 파울이 돼야 할 공이 인플레이가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느꼈다. 2021시즌 김명신의 포크볼 구종 가치(스탯티즈 기준)는 1.2였다. 지난 시즌은 -3.1로 떨어졌다.

두산 김명신. 정지윤 선임기자



김명신은 다른 해법을 찾았다. 직구를 비롯해 다른 구종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2022시즌 3.9%였던 커브볼 구사 비율이 지난 시즌이 13.4%까지 올랐다. 가진 무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한 셈이다.

김명신의 올해 목표는 ‘시즌 30이닝’이다. 의외의 숫자다. 김명신은 “매년 그렇게 목표를 세워왔다”면서 “28이닝 쯤 던지면 목표치를 더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금씩 신중하게 목표를 올리며 시즌을 완주하겠다는 이야기다.

늘 부상 위협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불펜 투수의 숙명과 애환이 ‘시즌 30이닝’ 목표에 묻어난다. 김명신은 2018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프로 2년 차 시즌을 통으로 날렸고, 이후 군 복무까지 더해 2020년에야 복귀했다. 이후로는 큰 부상 없이 마운드를 지켜왔지만 마음 한편에 불안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김명신은 “매년 이맘때면 ‘올해도 끝까지 잘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해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2022시즌 9위 추락의 충격을 어느 정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김명신을 비롯한 불펜 투수들이 분전하며 성적 상승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 두산은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불펜 핵심 김명신의 변함 없는 활약은 중요한 변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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