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폭 올해 더 커진다"…'500억달러 흑자' 가능할까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300억달러 흑자라는 한국은행 전망치를 웃돌았다. 반도체와 승용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개선세가 확연해진 영향이다. 정부는 수출개선세가 이어지며 올해 경상수지 500억달러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7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5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기간(258억3000만달러)과 비교해 100억달러 가까이 흑자폭이 커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확정·소급 편제를 거쳐 이날 발표된 수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경상수지는 42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4월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가더니 5월 들어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8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보였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뚜렷해진 건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 반등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지난해 10월 수출액은 577억8000만달러(국제수지매뉴얼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7.5% 증가하며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11월과 12월에도 수출 회복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수출이 반등한 영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은 110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15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넘겨 지난해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연간으로 보면 2023년 수출은 645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10%)이 더 크게 감소하며 상품수지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띠었다.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31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효자 노릇을 톡톡히했다. 배당소득수지가 244억2000만달러 흑자를 낸 영향이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연간 25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이후 최대 적자다. 여행수지 적자가 2022년 83억7000만달러에서 2023년 125억3000만달러로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해상화물운임 단가가 떨어지며 운송수지가 15억5000만달러 적자를 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50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로 49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런 기대감은 정부의 올해 수출 전망에서도 드러난다. 정부는 올해 수출전망치를 지난해 대비 8.5% 증가한 6865억원으로 잡았다. 2022년 기록한 역대 최대 수출액(6836억달러)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초반 분위기는 좋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한 546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같은 기간 7.8% 감소한 543억9000만달러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3억달러 흑자를 냈다.
특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6.2% 증가한 93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 12월(64.9%) 이후 73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이자 3개월 연속 증가세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메모리 판매 확대, 메모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다. 모바일 제품 품메모리 탑재량 증가, AI(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 등으로 수급 여건도 개선됐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16.1% 증가한 107억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이다.
다만 올해에도 중국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해 대중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지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미·중 갈등, 공급망 재편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 됐다가 지난 1월 중국이 다시 최대 수출국이 됐다"며 "다만 추세적으로 보면 중국 수출 비중이 낮아지고 미국과 베트남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최대 수출국 지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행수지 적자 지속도 부담요인이다. 신 국장은 "중국 관광객은 여러가지 중국 내부 요인과 국내 준비 상황 등으로 예전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대규모로 입국해 소비를 많이 하는 시기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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