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있으세요?”…비급여 끼워팔기, 혼합진료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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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를 권할 때 던지는 질문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진료 항목이다.
전체 진료비가 약 111조1천억원인데 건강보험이 71조6천억원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급여 항목의 본인 부담금과 비급여 진료비다.
혼합진료는 백내장 수술을 할 때 비급여인 다초점렌즈 삽입을 겸한다거나 물리치료를 받을 때 비급여인 도수치료를 함께 권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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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있으세요?”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를 권할 때 던지는 질문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진료 항목이다. 당장 꼭 필요한 진료라고 인정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급여 항목처럼 가격 통제를 받지 않아 의료기관이 장비와 시술 난이도 등에 따라 마음대로 가격을 정한다. 2006년 4조4천억원이었던 비급여 진료비는 2021년 17조3천억원(미용·성형 등 임의비급여 제외)으로 급증했다. 약 4천만명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 확대와 맞물린 결과다. 값을 높게 매기더라도 실손 가입자는 거부감이 덜한 탓이다.
2021년 기준 건강보험 보장률이 64.5%로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한 원인도 비급여 진료비가 늘어서다. 전체 진료비가 약 111조1천억원인데 건강보험이 71조6천억원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급여 항목의 본인 부담금과 비급여 진료비다. 비급여 비중은 병의원급으로 갈수록 높다. 종합병원급 이상은 8.4% 수준이지만 병원과 의원급은 각각 29.6%와 25.0%에 달했다.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와 민간보험 가입 비용이 늘면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부담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번째(2020년)로 높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혼합진료 금지’ 방침은 비급여 진료 통제용이다. 혼합진료는 백내장 수술을 할 때 비급여인 다초점렌즈 삽입을 겸한다거나 물리치료를 받을 때 비급여인 도수치료를 함께 권하는 식이다. 한마디로 끼워팔기다. 병의원에 따라 다초점렌즈는 30만원에서 900만원까지 가격 편차가 크다.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는 체외충격파,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하이푸시술, 유방 양성종양을 제거하는 맘모톰절제술도 대부분 혼합진료로 이뤄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의 경우 100% 혼합진료로 이뤄지고 있고 건강보험 부담 금액이 연간 160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는 의료기관이 혼합진료의 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공단에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비중증 과잉 비급여’에 대한 혼합진료 금지만 밝혔을 뿐이다. 규제할 혼합진료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가 제한될 여지는 없는지, 실손보험 제도 개혁은 어떤 식으로 병행할 것인지 등 따져볼 사안이 적지 않다. 정부는 앞으로 세부 계획을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행여라도 전문가로 구성된 특위에만 맡겨둔다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낮은 진료수가라는 구조적 원인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의사단체 반발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제도조차 지난해 가까스로 시작됐다.
황보연 논설위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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