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지배력 강화 움직임...‘유통’ 이미지 벗고 제약 강화

광동생활건강 통해 10년만에 광동제약 장내 매수
“공정위 조사 앞두고 경영권 강화 가능성”
경영진 승진 제약 사업 강화...신약 도입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와 리 샤오이 자오커 대표이사가 브리모콜 도입 계약을 맺고 기념하고 있다. /광동제약

광동제약의 최성원 회장(55)이 지난해 말 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들어 광동생활건강이 10여년 만에 광동제약의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 2일 광동생활건강이 광동제약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광동생활건강의 지분율은 3.05%에서 3.26%로 확대됐다. 광동생활건강은 고(故) 최수부 회장의 아들인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지분 56%를 포함해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 보유한 개인회사다.

광동생활건강이 광동제약 주식을 사들인 것은 최수부 회장이 타계한 지 10년 만의 일이다. 광동생활건강은 최수부 회장이 생존해 있던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광동제약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최수부 회장 생존 당시 광동생활건강의 광동제약 지분율은 2.05%까지 늘었다.

이후 최 회장 타계 직후 차녀 행선씨가 상속받은 광동제약 주식 42만 중 가운데 40만주를 장내매도한 것을 광동생활건강이 매입하면서가 지분율은 2.29%가 됐다. 그러나 2013년 최수부 회장이 타계한 후 최성원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 추가 지분매입은 없었다.

최 회장은 10년 동안 광동제약 대표로 회사를 경영했지만, 지배력은 약한 편이다. 통상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율 마지노선을 30%로 보는데, 최성원 회장의 현재 광동제약 지분율은 6.59%에 불과하다.

광동제약 본사 전경.

최수부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면서, 상속세 마련 문제가 불거졌고, 결과적으로 최성원 회장은 당시 부친의 지분(6.81%)가운데 1.5%만 상속받았다. 최수부 회장의 상속 지분 4.35%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산문화재단에 상속했다. 가산문화재단의 광동제약 지분율은 5%에 이른다.

문제는 광동생활건강의 광동제약 지분 매입이 공정거래위원회가 광동제약을 내부 거래와 부당지원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 와중에 실행됐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작년 9월 광동제약에 대해 현장조사를 마치고 추가 절차를 준비 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공정위 조사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에서 지분 매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광동제약은 ‘제약사’이지만 사실상 유통 기업에 가깝다.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되면 공공입찰에 제한을 받게 되고, 이 경우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된다.

당장 내년으로 예정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삼다수’ 판권 입찰이 걸려 있다. 삼다수의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은 40%로 한 해 매출이 3000억원에 육박한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부터 삼다수 유통을 맡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삼다수 유통 매출이 30%를 차지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제약사라기보다는 삼다수와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수를 파는 유통사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제약 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공정위의 조사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통 사업에 집중해 온 광동제약은 올해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 구영태 전무이사를 부사장으로, 약국사업본부 이재육 상무이사를 전무이사로 승진시키는 등 제약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국 제약사인 자오커와 노안 치료제인 브리모콜 도입하는 계약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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