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비소세포폐암 시장, 렉라자 필두로 토종 바이오 도전 잇따라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으로 유명하다. 국내외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Tagrisso)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절차를 밟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연구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유한양행을 필두로 여러 국내 기업이 폐암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을 비롯해 종근당과 보로노이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개발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진전이 나타나면서 업계의 관심도 크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주로 소세포폐암(SCLC)과 비소세포폐암(NSCLC)으로 분류한다. 비소세포폐암이 전체 폐암 진단의 약 85%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전 세계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9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 세계 폐암 치료제 시장은 2022년 320억달러(약 42조원)에서 2028년 600억달러(약 80조원) 규모로 연평균 9.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 세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폐암 시장 성장과 함께 꾸준히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30%는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이 한창인 이유다. 최근엔 EGFR 변이와 이후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또 다른 변이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대표주자는 유한양행의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다. 렉라자는 이미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확인한 데 이어 국내에서 1차 및 2차 폐암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올해부터 1차 치료제로 보험 급여가 등재되면서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렉라자 기술수출 파트너인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미국과 유럽에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1차 폐암 치료제 허가를 신청하면서 글로벌 출시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업계에선 미국 FDA의 승인 절차를 고려하면 올 하반기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신약 개발 기업 보로노이의 도전도 눈에 띈다. 보로노이는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2개를 보유했다. 'VRN07'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EGFR Exon20 INS(Insertion) 돌연변이에 대한 치료제로,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파마슈티컬(ORIC Pharmaceuticals)에 기술이전했다. 임상 1상에서 일부 데이터를 확인했고 2상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보로노이가 자체적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VRN11'은 EGFR 비소세포폐암에 타그리소를 치료제로 사용할 때 내성으로 발생하는 C797S 변이를 표적한다. 최근 한국과 대만에서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앞선 전임상에서 '뇌혈관 장벽 투과율'(BBB) 100%를 확인한 물질로 기대가 크다.
국내 전통 제약사 종근당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CKD-702'를 개발하고 있다. CKD-702는 c-MET·EGFR 이중항체로 c-MET과 EGFR에 결합해 두 수용체의 발현을 저해하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c-MET은 EGFR 치료 과정에서 내성으로 주로 발생하는 변이다. CKD-702는 현재 임상 1상 단계다. 추가로 해외 임상 1상을 진행할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종근당은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로 개발하는 'CKD-510'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면서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했다. 이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등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비소세포폐암은 2023년에도 뜨거웠지만 2024년에 더 뜨거워질 키워드"라며 "EGFR 변이와 이후 발생하는 추가 변이(C797S와 c-MET 등)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만큼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어떤 기업이 얼마나 우수한 데이터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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